▲ '써클' 민진기 PD가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제공|tvN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민진기 PD가 배우 여진구에 대한 칭찬부터 미래 파트 연출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민진기 PD는 지난달 27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써클 : 이어진 두 세계’(극본 김진희 유혜미 류문상 박은미, 연출 민진기, 이하 ‘써클’)의 연출을 맡았다. 드라마 종영 후 진행된 스포티비스타와 인터뷰에서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 민진기 PD의 이야기를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써클’은 2017년 ‘파트1: 베타프로젝트’와 감정이 통제된 2037년 미래사회 ‘파트2: 멋진 신세계’를 배경으로 두 남자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으로, 탄탄한 대본, 참신한 연출,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 받았다.

민진기 PD는 시즌2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써클’을 치열하게 만들었다.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부분에서 팀워크와 열정을 느꼈다. 배우들도 공감해줬다. 시즌2는 시청자들이 원하면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배우들의 합이 좋기 때문에 꼭 함께하고 싶다”며 “만약 시즌2가 결정된다면 명확하게 계획을 짜서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여진구

‘써클’에서는 버릴 캐릭터가 하나도 없었다. 모든 캐릭터들이 중요한 인물이었다. 민진기 PD에게 그 중에서도 특히 신경 쓴 인물에 대해 물었다. 민진기 PD는 “김우진 캐릭터는 전반적인 흐름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 가장 공을 들였다. 김우진 캐릭터가 현실적인 대학생이면서도 아픔이 많은 친구다. 그런 감정선이 중요해서 여진구랑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섬세하게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캐릭터 중에는 홍 반장 역의 서현철이다. 2017년과 2037년에 동시에 나오는 캐릭터이지 않나. 하나의 연결고리이기도 했고 미세하게 나이든 느낌을 줘야했다. 중요한 단서 때마다 나타나서 설명해주는 인물이라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여진구는 ‘써클’ 안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맹활약했다. 민진기 PD는 “극중에서 여진구가 교통사고를 당한 뒤 죽는 신은 임팩트가 있는 신이다. 저도 신경을 많이 쓰기도 했고, 진구가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하고 싶어 했다. 차로 치는 장면은 스턴트맨이 했다. 여진구는 와이어를 차고 매달려서 촬영을 진행했다. 오케이를 했는데도 몇 번인나 더 찍고 싶다고 하더라. 몸을 정말 잘 쓰는 친구다. 추격신도 많고 달리는 것도 많았는데 거의 대부분 직접 소화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계속해서 그는 “여진구가 극중에서 교통사고가 나서 쓰러지고 그 다음 신에서 병실로 연결된다. 여진구가 클론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연기가 너무 좋았다. 정말 클론 같았다. 눈빛이 순박한 느낌이지 않느냐”며 “정말 연기를 잘하는 친구다. 제가 연기하는 걸 가장 먼저 보지 않나. 보면서도 내가 이 연기를 먼저 본다는 자부심이 생기더라. 정말 깊고 울림이 있는 친구다. 다 갖춘 배우다. 발성도 좋고 목소리도 좋고 눈빛도 좋고 앞으로가 기대된다. 정말 첫 작품에서 여진구, 김강우 배우와 함께해서 행복했다. 저에겐 행운이었다”고 털어놨다.


# 2037년, 미래 파트의 연출

2037년의 미래 모습을 그리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시간도 예산도 부족했다. 제작진은 20년이라는 변화를 표현해야 했고, 민진기 PD는 고민 끝에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의상과 헤어스타일에서 2017년과 2037년의 차이를 두려고 노력했던 것. 뿐만 아니라 다소 아쉬운 CG와 어려운 내용면에서 시청자들이 몰입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안정케어나 기억 상자들도 최대한 ‘심플’하게 표현했다.

이와 관련 민진기 PD는 “톤을 어떤 수준으로 맞출까 고민했다. 미래와 현재의 차이를 줘야했고 고민을 하다가 헤어스타일이라도 변화를 주자고 했다. 다행히 신비서 역의 유영이에게 잘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들에게 고맙다. 다들 자기 최면을 하면서 몰입했다. 김강우 배우는 진짜 미래라고 생각하고 집중력 있게 연기해줬다. 정말 우리 배우들을 존경한다. 그분들이 아니었으면 못 살렸다. 그렇게 말이 되게끔 연기를 해줬기에 개연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배우들이 연기로 많이 커버해줬다”고 말했다.

민진기 PD는 미래 파트의 연기가 일부에서는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해서도 의도한 연출이었다고 설명했다.

민진기 PD는 “어려울 수 있는 작품이었고 최대한 이해를 시키려고 했다. 고민을 많이 했다. 최대한 대중적인 연출을 하고자했고, 연기 연출도 포함된다. ‘써클’이 드라마 톤이 다른 드라마와 달리 조금 높을 수 있다. 연기를 차분하게 가면 이해를 못할까 싶어서 톤을 올린 것도 있다. 혹자들 중에는 미래 파트의 연기 톤이 과한 것 아니냐고 한다. 이는 의도한 것”이라며 “미래 사회의 미장센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청자들이 몰입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일부러 감정을 더 세게 가자고 했다. 그래야 쉽게 다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 형제애와 기억

‘써클’은 쌍둥이 형제 김우진과 김범균를 중심으로 한다. 두 사람의 절절한 형제애는 작품의 중요한 요소였다. 이와 관련 민진기 PD는 “저희 작품은 따로 참고한 건 없다. 할리우드 영화 ‘엘리시움’과 배경이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스토리는 완전히 다르다. ‘써클’을 관통하는 건 형제애다. 어떻게 보면 기억은 부가적이다. 우진이와 범균이가 헤어지고 서로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며 “드라마는 SF를 소재로 했지만 기술보다 중요한 건 형제의 감정이다. 그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써클’은 많은 장치 중에서도 ‘기억’이라는 장치를 사용했을까. 민진기 PD는 “엄청나게 기술이 발달하고 있고 행복한 사회지만 반대로 각종 범죄들이 발생한다. 그러한 범죄들은 나쁜 기억이 되고 트라우마로 남는다. 하지만 나쁜 기억이 없다면 인간이 행복할까. 나쁜 기억이라도 갖고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현재 사회의 화두다. ‘나쁜 기억을 지울 수 있고 없고’에 따라서 인간의 삶이 바뀐다면, 그러한 질문에 대한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민진기 PD는 마지막으로 “결국에는 나쁜 기억도 본인이 감수하고 극복해야 된다. 그런 부분을 극복을 할 수 있을 때 조금 더 행복한 삶이 된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나쁜 기억일지라도 극복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의미 있지 않나”며 ‘써클’이 하고자 했던 이야기에 대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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