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보세요, 저 이적하고 싶은데요" 베라티.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FC바르셀로나는 중원 보강이란 과제를 이룰 수 있을까.

바르사는 지난 시즌 얇은 스쿼드가 약점으로 꼽혔다. 무시무시한 괴력을 과시한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 삼총사가 빛이라면, 부상과 체력 저하 속에 고생한 미드필더들과 측면 수비들은 어둠이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오르락내리락한 경기력은 결국 바르사를 타이틀과 멀어지게 했다. 지휘봉을 잡은 첫 해 '트레블'로 힘찬 시작을 알렸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팀을 떠나며 코파 델 레이 우승으로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 중원 보강은 필수 - 베라티, 파울리뉴 영입 시도

바르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다. 2006-07 시즌 이후 모두 8강 이상에 올랐다. 코파 델 레이에서도 우승이 유력하다. 그래서 바르사의 1시즌에 50경기 이상 치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중원의 공백이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세르히오 부스케츠에게 쏟아지는 부담은 늘었다. 2014년 합류한 이반 라키티치만 제 몫을 했다. 이니에스타, 부스케츠, 라키티치 조합으로 시즌 전체를 끌어갈 순 없다. 유스 팀 출신의 세르지 로베르토는 '구멍 난' 오른쪽 수비수로 위치를 옮겨야 했다. 

새로 영입된 안드레 고메스, 데니스 수아레스는 명백히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세밀한 공격 전개와 탈압박 능력을 갖춰야 했지만, 팀이 요구하는 수준이 높았다. 주전들의 완벽한 대체는 아니더라도, 중원 조합에 대해선 새로운 고민을 할 때다.

바르사는 이번 시즌 중원 보강 계획이 드러났다. 파리 생제르망(PSG)의 마르코 베라티,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헝다에서 활약하는 파울리뉴가 물망에 오른 상태다.



베라티는 PSG 중원의 핵심이다. 키는 작지만 기술과 시야, 활동량을 두루 갖춘 박스투박스 미드필더다. 탈압박 능력이 매우 뛰어나 바르사의 중원에 적합하다. 중원에서 거친 태클도 마다하지 않는 면도 있다. 경기를 푸는 스타일도 직접 한 번에 스루패스를 찌르기보다 짧은 패스로 경기를 푸는 것을 즐겨 바르사 스타일에 잘 녹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파울리뉴는 중국에서 활약하지만 '중국화 논란'과 관련이 없다. 그는 브라질 A 대표로 활약하면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에서 자신의 경기력을 입증했다. 중거리슛과 패스 능력을 두루 갖췄고 순간적인 공격 가담 능력도 좋다. 압박 능력과 많은 활동량을 갖춰 수비적으로도 뛰어나다. 


두 선수 이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라티는 '갑부 구단' PSG의 구단 수뇌부가 팀의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계약 기간도 2021년 여름까지로 한참 남았다. 베라티는 팀을 떠나고 싶어하지만 이적은 쉽지 않다. 파울리뉴도 마찬가지다. 광저우가 이적료로 4000만 유로(약 508억 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고,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도 이적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 "연봉은 맞춰 주는거죠?" 파울리뉴.

# 2번의 이적 시장 실패

엔리케 감독과 바르사가 '용두사미'로 3년의 동거를 마친 것은 결국 2번의 여름 이적 시장 실패 때문이다. 2014-15 시즌 영입한 루이스 수아레스, 이반 라키티치, 클라우디오 브라보, 마크 안드레 테어 슈테겐, 제레미 마티유는 성공적으로 팀에 안착했다. 마티유가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으니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

이후 2년간 엔리케 감독이 여름마다 야심차게 영입한 선수들은 바르사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았다. 돈은 돈대로 쓰고 효과는 보지 못한 시절이었다. 바르사는 2015-16 시즌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유소년 이적 금지 조항을 어겼다는 이유로 여름 이적 기간 동안 선수 영입 금지 징계를 받았다. 그 와중에도 아르다 투란과 알레이스 비달을 영입했다. 두 선수는 6개월을 개점휴업 상태로 보내면서도 바르사를 선택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곤 1억 2200만 유로를 쏟아 6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안드레 고메스, 파코 알카세르, 루카 디뉴, 실러센, 데니스 수아레스, 사무엘 움티티였다. 움티티만 제 몫을 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의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유로 2016을 우승으로 이끈 뒤 바르사에 입성한 고메스는 과감한 전진 드리블이 장점인 선수지만, 바르사의 중원은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구했다. 팀을 떠났다 돌아온 데니스 수아레스는 리그 26경기에 출전했지만 교체 출전이 대다수였다.

또 한번의 이적 시장이 열린다. 이제 다시 바르사에게 기회가 왔다. 지난 2년 이적 시장에서 아무나 바르사의 중원에 어울리는 것은 아니란 것을 배웠다. 베라티와 파울리뉴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중원 보강에 어울리는 퍼즐 조각이 될 수 있다. 두 부자 구단을 상대로 얼마나 구미가 당기는 제안을 할 수 있을까.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하는 이적 시장에서 바르사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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