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전주, 취재 정형근·영상 정찬 기자] FC 바르셀로나 리오넬 메시가 떠오르는 플레이였다. 하프라인 왼쪽에서 공을 잡은 이승우는 망설이지 않았다. 순간적인 속임 동작과 빠른 스피드로 수비수 3명을 제친 이승우는 마지막 순간까지 침착했다. 아르헨티나 골키퍼가 슈팅 각도를 좁히기 위해 골문을 비우자 이승우는 감각적인 칩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초반  아르헨티나의 파상 공세에 밀린 한국은 이승우의 화려한 플레이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한국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A조 조별 리그 2차전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2연승을 거둔 한국은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경기 직후 메시의 플레이가 연상됐다는 말에 이승우는 “내가 아직 메시와 비교할 만한 선수는 아니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메시 같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이 다 같이 뛰었고 감독님께서 자유와 편안한 분위기, 신뢰를 주었기 때문이다. 멋진 골을 넣을 수 있어서 기쁘다.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쁨이 배가 됐다”고 설명했다. 

적장도 이승우의 실력을 인정했다. 아르헨티나 클라우디오 우베다 감독은 "한국의 10번(이승우)과 14번(백승호)의 기술적 역량이 뛰어났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승우는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멀티 골을 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있었다. 전반 39분 조영욱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아르헨티나 골키퍼와 충돌하며 페널티킥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승우는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지 않았다. 

이승우는 “(백)승호 형이 워낙 킥을 잘한다. 승호 형에게 공을 가져다 줬다. 양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승호 형이 원래 차는 것이었기 때문에 골을 넣어 달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승우는 아직 배가 고프다. 득점왕 가능성을 묻자 성숙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2경기밖에 하지 않았다. 우리가 조별 리그를 통과한 것이지 결승에 간 것은 아니다. 준비해야 될 게 많다. 더 냉정해야 한다. 우선 잉글랜드전을 잘 준비하겠다. 감독님 지시에 잘 따르겠다”며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26일 잉글랜드와 조별 리그 3차전을 치른다. 팀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이승우의 시선은 이미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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