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신인' 이상기가 12라운드에서 데뷔 골을 뽑아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광주, 조형애 기자]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유일하게 한 선수가 공격 포인트 2개를 올렸다. 팀은 이겼고,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이름을 올렸다. 포항 스틸러스 '신예' 이상기(21) 이야기다.

포항은 21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에서 광주를 2-1로 꺾었다. 승점 3점을 더해 7승 1무 4패, 승점 22점이 된 포항은 전북 현대를 다득점에서 밀어내고 2위로 올라 섰다.

잘 되는 팀은 경기마다 '미친 선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이날 '미친 선수'는 단연 이상기였다. 전반 2분이 되기 전에 골을 신고했고, 상대 사기를 꺾는 추가 골을 어시스트했다.

프로 통산 첫 골과 첫 도움, 그리고 MOM까지. 프로 데뷔 후 '인생 경기'를 치른 이상기는 "지금까지 골이 안터져서 조급한 마음이 있었는데 드디어 터졌다. 이제 조금 후련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골 넣을 수 있도록 준비 잘 해야 할 것 같다"며 멀리 봤다.

짐짓 베테랑 같은 경기 소감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할 필요가 있다. 때는 올시즌 개막을 앞둔 전지훈련. 포항 유스 출신으로, 막 포항 유니폼을 입은 이상기는 전지 훈련부터 눈도장을 찍었다. 당시 포항 관계자는 "체격이 단단하고 공격력이 좋다. 구단 내부적으로도, 코칭스태프의 평가도 좋다. 기대가 크다"고 했다.

대학 시절 윙백으로 뛰던 이상기를 윙포워드로 낙점한 최순호 감독 눈은 정확했다. 개막 후 '실전'에 다소 긴장하는 듯 했지만 경험이 쌓이자 결국 터졌다. "처음으로 2경기 연속 선발로 나갔다. 지난 경기가 홈경기 첫 선발이었고, 많은 관중 앞이라서 긴장을 많이 했다"며 진지하게 반성을 하던 이상기는 "그런 계기를 통해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엔 좀 더 힘 빼고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공격포인트로 이어진 것 같다"고 광주전 활약을 자평했다.

▲ 포항 스틸러스 이상기. 광주전 MOM으로 꼽혔다. ⓒ스포티비뉴스

목표는 다소 소박했지만 생각 만큼은 바르고 뚜렸했다. 이상기는 "처음부터 목표가 공격포인트 5개였다. (2개 기록 후에도) 변한 건 없다. 일단 첫번째 목표를 이루는 게 우선"이라며 "힘든 경기였지만 결국엔 결과로서 말하는 것이고 승점 3점을 챙겼으니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맹활약을 펼친 이상기 앞날에는 '청신호'가 들어왔다. 전지 훈련부터 이어진 믿음에 이상기가 응답하면서 최순호 감독도 흡족해 했다.

"이상기는 사실 우리가 데뷔 시즌에 풀타임으로 출장을 시켜서, 기회를 주고 싶지만 팀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부분적으로 시간을 주고 있는 선수다. 오늘(21일) 지난 경기에 이어 선발 출전을 했다. 전략적 선택이었다. 큰 소임을 다해줬고, 앞으로 용기를 얻고 희망도 갖고 하면서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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