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현준 기자] 아스날이 에버튼을 꺾었지만 결국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에 실패했다.

아스날은 21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전반 8분 엑토르 베예린, 전반 27분 알렉시스 산체스, 후반 추가시간 메수트 외질의 골로 에버튼에 3-1로 승리했다. 하지만 미들즈브러를 3-0로 잡은 리버풀에 밀려 UCL 진출에 실패했다.

아스날은 1996년 10월 아르센 벵거 감독 부임 후 현재까지 19년 연속 UCL 진출의 기록을 세우고 있었다. 어느 위치에 있든 4위로 향하는 본능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론 매 시즌 UCL 무대를 밟았다. 그만큼 아스날에 UCL은 출전이 익숙한 대회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그동안의 상황과 차원이 달랐다. 최종전 전까지 아스날은 22승 6무 9패(승점 72점)로 리그 5위. 에버튼을 반드시 잡고 4위 리버풀의 경기 결과까지 지켜봐야 UCL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에버튼에 승리하지 못한다면 아스날이 UCL에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전무했다.

간절했던 아스날에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8분 메수트 외질이 측면을 파고든 뒤 패스한 볼을 대니 웰벡이 놓쳐 골을 뽑지 못했다. 하지만 그 뒤에 베예린이 있었고, 볼을 잡은 베예린이 지체 없이 오른발로 에버튼의 골망을 갈랐다. 같은 시간, 맨체스터 시티는 1-0로 앞서고 있었다. 반면 리버풀은 0-0, 아스날이 4위로 올라섰다.

행복한 순간도 잠시, 아스날에 최악의 상황이 찾아왔다. 전반 14분 에네르 발렌시아가 돌파하던 과정에서 로랑 코시엘니가 거친 태클로 공격을 저지했다. 파울이 선언됐고, 코시엘니에게 퇴장이 선언됐다. 아스날로선 험난한 순위 싸움에서 불리한 요소가 추가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아스날은 수적 열세를 맞이했으나 끊임없이 전진했다. 그러던 전반 27분 산체스의 강력한 슛이 굴절됐고, 볼을 잡은 웰벡이 다시 파고드는 산체스에게 패스했다. 산체스는 가볍게 골을 성공, 2-0으로 벌리면서 리버풀과 골득실(+33)까지 동점을 이뤘다.

에버튼의 공격이 조금씩 날카로워지자 페트르 체흐의 존재가 빛났다. 강력한 중거리 슛에 멋진 선방을 펼쳐 아스날의 골문을 굳게 지켰다. 하지만 아스날에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렸다. 미들즈브러를 상대로 리버풀이 골을 터뜨리면서 아스날은 다시 5위로 떨어졌다. 아스날은 미들즈브러의 선전을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스날의 희망은 점점 희미해졌다. 리버풀이 필리페 쿠티뉴가 프리킥으로 한 골을 더 뽑아냈고, 곧이어 랄라나의 쐐기 골까지 터졌다. 여기에 산체스의 부상으로 아스날의 UCL 진출 가능성을 사실상 사라졌다.

이번 시즌 벵거 감독은 팬들로부터 강하게 사퇴 압력을 받으면서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한때는 6위까지 떨어지면서 더 큰 비판과 마주하기도 했다. 스리백으로 전환한 뒤엔 7승 1패로 상승세를 달리면서 조금이나마 희망을 이어갔다. 하지만 아스날이 쫓아가기엔 이미 격차가 벌어졌고, 결국 최종전에서 기적을 연출하지 못하면서 팬들의 신뢰를 더욱 잃게 됐다.

[영상] '깨져 버린 4위 과학' Goals - 아스널 vs 에버튼 ⓒ이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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