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성(위)이 득점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이재성이 부상에서 돌아와 선발 명단에 복귀했다. 그리고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보였다.

전북 현대는 21일 '옛 전주성'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전북의 선발 명단에 1988년생 수비수 이재성과 1992년생 미드필더 이재성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시즌 초 왼쪽 비골이 골절돼 장기간 결장했던 미드필더 이재성이 돌아왔다. 최강희 감독은 "체력 수준은 8,90% 수준이지만 나머지 10%는 경기를 뛰며 채워야 한다"며 이재성을 과감히 선발로 기용한 이유를 밝혔다.

이재성이 인천의 촘촘한 수비 조직에 공간을 만들었다. 그는 '이미 있는' 공간이 아니라, 자신의 움직임으로 자신이 활약한 공간을 직접 만들었다. 오랜만에 복귀전이었지만 이재성은 여전히 펄펄 날았다. 영리한 '오프 더 볼'의 움직임과 퍼스트 터치로 공격에 활로를 열었다.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최 감독은 경기 전 "인천처럼 내려 서서 압박하고, 노골적으로 역습을 노리는 팀에 약했다"며 "빌드업 훈련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최 감독의 생각대로 인천 수비수와 미드필더 간격이 좁았다. 공을 잡고 있어도 빈틈이 없어 공격에 애를 먹었다. 

전북이 기회를 엿봤지만 인천이 완강히 저항했다. 경기 초반은 세트피스로 공격을 풀었지만 효과는 없었다. 전반 7분 김보경이 얻어낸 프리킥을 이승기가 강력한 슛을 날렸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 17분 연이은 코너킥 찬스에선 이재성과 김민재이 찬스를 잡았지만 슛이 골대를 외면했다. 

해결사는 이재성이었다. 좁은 공간을 깨는 것은 이재성의 특기다. 전반 초반 몸이 덜 풀린 듯 무거운 몸놀림을 보이던 이재성은 전반 22분 중앙에서 침착하게 패스를 주고받으며 오른쪽까지 이동한 뒤 에두에게 정확하고 강한 패스를 했다. 에두는 무리하지 않고 에델에게 원터치 리턴패스로 찬스를 만들어줬다. 에델의 강력한 슛은 이태희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34분엔 기어코 복귀전에서 골을 신고했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수비 라인을 깨기 위해 움직이던 이재성은 순간적으로 후방으로 내려오며 공간을 만들었다. 땅볼 패스가 들어오자 발뒤꿈치로 잡아놓고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인천의 골망을 흔들었다. 오프 더 볼 움직임, 퍼스트 터치, 슛까지 환상적인 플레이의 연속이었다. '옛 전주성'을 메운 팬들은 이재성을 연호했다. 이재성은 전반 38분에도 움직임만으로 전북 수비를 따돌리며 공간을 만들었다.

활동량도 적지 않았다. 스트라이커 에두 바로 밑에 배치된 이재성은 수비 가담을 적극적으로 하진 않았지만 전방 압박으로 인천 공격 방향을 제한하는 데 힘을 쏟았다.

전북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진수의 날카로운 크로스로 포문을 열었다. 후반 10분 김진수가 날카로운 프리킥 슛을 시도했지만 이태희가 몸을 던지며 선방했다. 후반 13분엔 김보경이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중거리슛으로 골문을 위협했다. 이재성은 공격 요소요소에서 쉬운 리턴패스와 날카로운 침투로 수비 형태를 흔들었다. 후반 15분엔 2대1 패스를 이어 가며 페널티박스 안까지 돌진했지만 슛까진 연결되지 않았다.

전북은 후반 23분 에두 대신 김신욱을 투입해 제공권을 강화했다. 후반 29분엔 이승기 대신 이동국을 투입해 투톱으로 전환했다. 이재성은 오른쪽 날개로 이동해 새로운 임무를 맡았지만 뛰어난 연계 플레이는 여전히 빛났다. 간단한 터치 패스로 날카로운 스루패스도 여러 차례 시도했다.

이재성은 후반 42분 고무열과 교체돼 경기장을 떠났다. 환상적인 복귀전을 치른 가운데 체력만 올라온다면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의 위상을 되찾을 것이다. 부러졌던 뼈는 시간이 가면 붙는 법이고, 이재성의 실력은 변함이 없었다.

팀이 승리하지 못한 것이 '옥에 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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