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니전 승리, 그 뒤에는 무실점을 이끈 수비진이 있었다. 그 한 축을 담당한 정태욱.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전주, 조형애 기자] "수비도 강하다는 것 보여 줄 수 있어 기뻐요."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신태용호 수비수들 표정이 여느 때보다 밝았다. 정태욱 역시 발걸음이 가벼웠다. 득점도 득점이지만 '무실점 승리'가 웃음꽃을 피게 만들었다.

한국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년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A조 조별 리그 1차전에서 기니를 3-0으로 꺾었다. 적잖이 부담이 있었던 첫 경기에서 완승을 거둔 한국은 잉글랜드와 함께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공격은 날카로웠고, 수비는 든든했다. 사실 신태용호에는 늘 '수비 불안'이 따라다녔다. 공격력은 경쟁력이 충분한 데 수비가 시원치 않다는 평이다. 클린 시트가 적었던 경기 숫자는 그 평가에 신뢰를 더했다. 한국은 21인 최종 명단이 확정되고서 치른 평가전에서 3경기 3실점을 했다. 우루과이전이 유일하게 실점이 없었던 경기다. 호평을 받고 우승까지 차지한 아디다스 컵 4개국 친선대회에서도 3경기 5실점으로, 골을 꽤 내줬다.

정태욱은 꾸준히 지적된 '수비 불안'에 대해 변명하지 않았다. "평가전에서 실점을 한 것도 사실이고 수비가 약했다고 보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니를 상대로 한 무실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정태욱은 "선수들 모두 준비한 만큼 잘 보여 줘서 정말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 무실점 경기"라면서 "이번 경기에서 우리 수비도 강하는 것을 보여 줄 수 있어 기쁘다"고 힘줘 말했다.

팽팽하던 경기 초반을 생각하면, 기니도 절대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리버풀 미드필더 사디오 마네를 연상시키는 '20번' 압둘라예 쥘스 케이타 활약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개인 기량이 돋보였고 좁은 공간에서도 폭발력이 넘쳤다. 한국 수비수들은 이 선수를 막는 데 꽤 고생을 했다. 엄청난 활동량으로 정평이 난 이유현마저 힘에 부친 듯 연신 허리에 손을 얹었다. 압둘라예 쥘스 케이타를 협력 수비한 정태욱은 "매우 날렵하고 스피드가 좋다는 것을 경기하면서 깨달았다. (이)유현 형이 잘 막아 줘서 정말 고맙고, 커버 플레이가 잘됐던 것 같다. 유현이 형이 체력이 좋다. 믿고 했다. 다 같이 도와주면서한 것 막은 게 잘됐다"고 했다.

수비는 잘하면 본전, 못하면 엄청난 질타로 이어지곤 한다. 대부분 스포트라이트는 공격수들이 받는다. 득점은 승리와 가깝고, 실점은 패배와 가깝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무실점 승리'는 수비수들에게 박수 칠 만한 일이다. 골을 내주지 않았기에 이길 수 있었고, 그 '숨은 영웅'은 90분 내내 분전한 포백 수비진. 우찬양, 이상민, 정태욱,이유현이다.

오직 기니전만 생각하고 준비했다는 숨은 주역 가운데 하나, 정태욱. 남은 경기에서도 무실점을 하고 싶다는 말을 남긴 채 밝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두 번째 경기도 실점하지 않는 게 목표예요. 앞으로 좋은 장면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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