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아르헨티나가 본선 무대에서 첫 선을 뵀다. 남미 예선에서 부진했지만 역대 최다 우승국답게 본선에서 경기력은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한국이 넘지 못할 상대는 아니었다. 강점만큼 단점이 뚜렷했다.

아르헨티나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2017 A조 리그 잉글랜드와 경기에서 0-3으로 졌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38분에 도미닉 칼버트 르윈에게, 후반 7분 아담 암스트롱에게 연속 실점했다. 후반 32분 비디오 판독 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레드카드를 받았다. 추격 흐름은 끊기고 후반 추가 시간 도미닉 솔랑케에게 페널티킥까지 허용해 실점했다.

경기 주도권은 쥐었지만 공격의 세밀한 공격이 없어 패배를 막지 못했다. 두드리고 두드렸지만 잉글랜드는 열리지 않았고, 오히려 단순한 공격 두 방에 무너졌다. 두 팀의 슛 수를 보면 아르헨티나가 완전히 압도했다. 그러나 골로 연결될 찬스가 많지 않았다. 수비수를 흔들 날카로운 공격이 없었기 때문이다.

● 안정적 후방과 중원, 뛰어난 빌드업

최전방에 폰세를 중심으로 좌우에 토레스, 로드리게스를 공격수로 뒀다. 팔라시오스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고 콜롬바토와 아스카시바르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뒤를 받쳤다. 발렌수엘라, 세네시, 포이트, 몬티엘이 포백으로 나섰다.

아르헨티나는 아르헨티나의 후방 빌드업은 뛰어났다. 아르헨티나가 완벽히 경기 주도권을 쥐었다. 잉글랜드의 전방 압박을 효과적으로 피해 공격을 펼쳤다. 중앙 수비수들도 뛰어난 기술을 갖춰 개인기로 공 소유권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중원 조합 콜롬바토와 아스카시바르도 안정적인 볼 키핑과 패스 전개로 공격을 이끌었다. 아르헨티나는 라인을 높이 유지했다. 잉글랜드를 전방부터 압박하고 공세를 펼치겠다는 의도였다.

빌드업 장점이 공격적 우위로 나타나지 못한 점은 문제였다. 공격의 '양'은 많았지만 득점과 가까웠는지 '질'을 따지면 그렇지 않았다. 

● 템포 떨어지고, 단순한 공격

주도권 유지에는 합격점을 줄 수 있지만, 공격적으론 부족한 부분이 나타났다. 후방에서 공을 잘 연결한 뒤에도 공격진에 가면 속도가 떨어졌다. 템포를 살릴 수 있는 원터치패스는 거의 없었다. 공을 받는 선수 주변으로 침투가 많지 않았다는 뜻이다.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를 찾기 어려웠다. 공격수들은 어쩔 수 없이 직접 드리블을 했고 후방으로 밀려나길 반복했다.

공격은 측면 크로스에 의존했다. 공격수들보단 측면 수비수가 크로스를 시도했다. 오른쪽 수비수 몬티엘의 공격 가담이 특히 활발했다.

측면 크로스로 경기를 푼 이유는 아르헨티나의 공격 형태와도 관련이 깊다. 공격수들끼리 세부 전술이 부족했고, 잉글랜드 수비 형태를 쉽게 흔들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잉글랜드를 좌우로 크게 흔들며 빈틈을 만들었고 풀백이 공격에 가담해 크로스를 올렸다. 그러나 크로스 정확도가 높지 않았던 것은 문제였다.

후반 들어 넓게 벌려섰던 측면 공격수들이 대각선으로 파고들어 골문을 노렸다. 외곽만 맴돌았던 공격에 변화를 줬다. 후반 7분 두 번째 실점 뒤 경기가 더 풀리지 않자 클라우디오 우베다 감독은 부상이 있었던 라우타로 마르테니스와 함께 호세 코제츠니를 투입했다. 투톱 형태로 변하면서 마르티네스가 전방을 지키고, 폰세가 넓게 움직이면서 공격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 주목할 선수: 공격수 폰세, 미드필더 콜롬바토

아르헨티나는 뛰어난 기본기를 보였다. 개인 기량에선 한국이 우위에 선다고 단언하기 어려웠다.

특히 공격수 폰세의 움직임은 위협적이었다. 수비 배후로 침투하는 움직임이 적극적이었다. 동료들과 호흡이 좋지 않아 패스를 받진 못했지만 여러 차례 시도했다. 활동량도 넓어 아래까지 내려와 공격 전개에 도움을 줬고 등지는 플레이에도 능숙했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레드카드를 받아 출전할 수 없는 가운데 공격적으로 믿을 구석은 폰세다.

콜롬바토는 뛰어난 공수 조율과 패스를 보여줬다. 공을 지키는 능력도 탁월했다. 침착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후반 15분 선수 교체와 함께 아르헨티나가 4-4-2 형태로 포메이션 변화를 주자 공격적 임무를 맡았다. 날카로운 중거리 슛과 드리블 돌파까지 보였다. 아르헨티나 중원의 핵심이다.

● 한국엔 나쁘지 않은 궁합

우리의 관심사는 결국 한국과 경기가 어떻게 될 것인가다. 결론은 나쁘지 않다. 

아르헨티나는 수비 라인을 높여 경기를 운영했다. 주도권 다툼을 펼치려고 하는 팀이다. ‘돌려치기’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던 경기력이라면 아르헨티나의 수비를 능히 공략할 수 있다. 무리한 난타전이 아니라면 점유율에선 밀릴 수 있지만 경기를 한국 뜻대로 풀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다.

아예 조금 수비적인 운영을 하는 것도 정답이 될 수 있다. 잉글랜드는 직선적인 공격 전개로 아르헨티나를 깼다. 중원 조합 조쉬 오누마와 루이스 쿡이 거의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고 수비를 단단히 했다. 공격적 패스는 대부분 전방으로 향했다. 전반전 수세에 몰렸을 땐 단순한 공격이 답답했지만 선제 득점이 터진 뒤엔 오히려 실리적인 운영이 됐다. 한국에도 유효한 공격 방식이 될 수 있다. 한국 역시 속도를 살린 역습을 장기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돌려치기’는 역습에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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