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로저 버나디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신원철 기자]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는 타자들을 어떻게 써야 할까. 크게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쉴 시간을 주거나, 경기에서 스스로 이겨내길 기대하거나. KIA 김기태 감독은 후자를 택했고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KIA 타이거즈는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연장 11회 안치홍의 3루타에 이어 이범호가 끝내기 안타를 날렸다. 

김기태 감독은 경기 전 브리핑에서 질문이 나오기도 전에 로저 버나디나와 김주찬의 부진에 관해 얘기했다. 두 선수를 각각 1번과 3번 타자로 내보낸다는 얘기를 한 다음이었다. "버나디나와 김주찬이 부진하지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오늘 부진할 수도 있고 잘할 수도 있다. 안 좋을 때 밀어붙이는 것 역시 감독 성향이다. 책임도 감독이 진다."

버나디나와 김주찬은 15일까지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55명 가운데 OPS가 뒤에서 1, 2위였다. 김주찬이 0.485, 버나디나가 0.590이었다. 지난주(8~14일)는 더욱 심각해서 김주찬이 0.161, 버나디나가 0.440에 그쳤다. 누군가의 주간 타율이 두 선수에게는 OPS였다.

김기태 감독은 부진한 두 선수를 굳이 1, 3번 타순에 배치한 것에 대해 "타순 조정 고민도 했다. 하지만 하위 타순에 간다고 반드시 잘 친다는 보장은 없다. 일단 해보겠다. 선수(김주찬)와 대화는 자주 하고 있다.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도 오늘은 얼굴이 밝더라. 심리적인 면에서 도와줄 수 있는 점들은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16일 경기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버나디나가 살아났다. 1회 우전 안타로 선취점의 발판을 놨고, 2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추가했다. 차우찬 상대 강세가 계속됐다. 

버나디나의 마지막 멀티히트는 지난달 22일 잠실 LG전이었다. 당시 LG 선발투수가 바로 차우찬이었고, 버나디나는 차우찬 상대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버나디나는 201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네덜란드 대표로 출전해 차우찬을 상대해 2루타를 친 적도 있다. 

김주찬은 여전히 반등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1회 유인구를 잘 골라내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3회와 5회에는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4타수 무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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