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현준 기자]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의 믿음이 통했다. 토트넘전에 실패한 스리백이 다시 빛을 발했다.

아스날은 8일 자정(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에서 후반 9분 그라니트 샤카, 후반 12분 대니 웰백의 골로 맨유를 2-0으로 격파했다.

아스날이 다시 한 번 스리백을 꺼냈다. 1일 토트넘과 EPL 35라운드에서 완벽하게 무너졌지만 그 전까지 3연승을 안겨줬던 만큼, 토트넘전 한 번의 패배로 포기하기엔 아까운 카드였다. 아스날로선 승리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에 스리백을 버릴 수 없었다.

스리백과 함께 아스날의 맨유전 컬러는 스피드였다. 좌우 측면을 발 빠른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 키어런 깁스에게 맡겼다. 최전방은 올리비에 지루가 아닌 대니 웰백에게 맡겼다. 측면과 2선의 메수트 외질과 알렉시스 산체스가 기회를 만들면, 웰백이 순간적으로 맨유 수비를 떨쳐낸 후 골을 노리겠다는 계획이었다.

아스날의 계획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졌다. 아스날은 경기 시작한 뒤로 주도권을 완전히 틀어쥐면서 맨유를 몰아붙였다. 웰백은 페널티 박스 바깥까지 나와 맨유의 시선을 끌었고, 램지가 높게 전진해 그 자리를 채웠다. 산체스는 직접 슛을 시도하기보다 패스에 주력, 동료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고자 했다. 전반 9분엔 롭 홀딩의 슛을 이끄는 예리한 패스로 맨유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산체스와 나란히 선 외질도 공격 진영에서 넓게 움직이며 아스날의 공세에 기여했다.

전반전엔 위력이 조금씩 부족했다. 특히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 램지가 결정적인 기회를 두 차례나 놓치면서 선제골을 뽑지 못했다. 산체스가 플레이메이커 임무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산체스 대신 득점을 넣어줄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분명 경기는 아스날이 잘 풀어나갔지만, 정작 실속이 없었다.

하지만 후반 9분 샤카의 중거리 슛이 아스날을 일깨웠다. 샤카의 슛이 안데르 에레라를 맞고 크게 치솟은 뒤 맨유의 골문을 통과했다. 이 골로 답답했던 아스날의 결정력이 살아났고, 샤카의 득점 후 3분 만에 웰백이 추가 골을 터뜨리면서 아스날의 완승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동안 아스날의 스리백은 극과 극의 인상을 심어줬다. 벵거 감독이 자신의 축구 철학을 버려가면서 꺼내든 카드였고, 그 선택은 3연승의 수확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스날의 스리백이 임시방편이라 평가절하했고, 토트넘전 패배로 이 주장이 탄력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아스날은 맨유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스리백 전환 후 4승 1패를 기록, 스리백이 아스날의 승리의 카드임을 증명했다.

[영상] Goal's 무리뉴를 울린 자카의 한 방! - 아스날 vs 맨유 골모음 ⓒ스포티비뉴스 정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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