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도곤 기자] "인천이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3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의 경기는 울산의 2-1 역전승으로 끝났다.

경기 전부터 많은 주목을 끌었다. 김도훈 감독이 인천을 떠난 후 첫 인천 원정이었다. 인천 이기형 감독과 첫 대결이 성사됐다.

김도훈 감독은 2015년부터 작년 8월까지 인천 감독으로 있었다. 당시 김도훈 감독은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빠르고 힘 있는 '늑대 축구'로 K리그에 파란을 일으켰다. 비록 상위스플릿 진출은 실패했지만 FA컵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성과를 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초반부터 부진했고 결국 중도에 지휘봉을 놨다.

그 자리는 당시 수석코치였던 이기형 현 감독이 대행으로 이어 받았다. 이기형 감독은 숱한 화제를 뿌리며 기적적으로 인천을 잔류시켰다. 시즌 후 정식 감독으로 승격됐다. 그리고 김도훈 감독은 이번 시즌 전 울산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첫 맞대결이서 김도훈 감독이 이겼다.

부진이 심한 때에 거둔 승리다. 앞선 두 경기에서 울산은 전남 드래곤즈에 0-5,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에 0-4로 졌다. 기쁠 법도 했지만 김도훈 감독은 웃지 않았다.

경기 후 김도훈 감독은 "진 팀의 상황도 잘 안다. 크게 기쁘진 않다"고 말했다.

김도훈 감독은 "지난 시즌 인천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를 못하고 떠났다. 인천에 오는데 기분이 묘하더라"며 "인천의 나에게 큰 보상이었고 지도자로서 첫 타이틀이다. 인천이 잘 됐으면 좋겠고 마음 속으로 응원하겠다"며 인천에 지지를 보냈다.

▲ 인천 유나이티드 시절의 김인성(왼쪽)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날 주목 받은 선수도 있다. 결승골을 넣은 김인성이다. 김인성은 지난 2015 시즌 인천에서 뛰었다. 1년 이란 짧은 시간이었지만 K리그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준 기간이었다.

경기 후 만난 김인성은 "중요한 순간에 터진 골이라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를 했다가 '아차'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인성은 "인천은 그 어느 팀과 비교해도 팬들의 열기가 뜨거운 팀이기 때문에 선수들도 그것을 알고 있기에 더 분발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인천은 끈질긴 팀이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친정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반드시 1승이 필요한 팀이 만난 것으로도 충분히 주목 받은 경기였다. 여기에 옛 친정을 상대하는 감독과 선수의 존재로 이야기거리도 풍성해졌다.

평소 스토리텔링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K리그다. 이런 이야기가 쌓인다면 앞으로 축구 팬들의 관심을 끌만한 이야기로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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