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의 경기는 울산의 2-1 역전승으로 끝났다.
경기 전부터 많은 주목을 끌었다. 김도훈 감독이 인천을 떠난 후 첫 인천 원정이었다. 인천 이기형 감독과 첫 대결이 성사됐다.
김도훈 감독은 2015년부터 작년 8월까지 인천 감독으로 있었다. 당시 김도훈 감독은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빠르고 힘 있는 '늑대 축구'로 K리그에 파란을 일으켰다. 비록 상위스플릿 진출은 실패했지만 FA컵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성과를 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초반부터 부진했고 결국 중도에 지휘봉을 놨다.
그 자리는 당시 수석코치였던 이기형 현 감독이 대행으로 이어 받았다. 이기형 감독은 숱한 화제를 뿌리며 기적적으로 인천을 잔류시켰다. 시즌 후 정식 감독으로 승격됐다. 그리고 김도훈 감독은 이번 시즌 전 울산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첫 맞대결이서 김도훈 감독이 이겼다.
부진이 심한 때에 거둔 승리다. 앞선 두 경기에서 울산은 전남 드래곤즈에 0-5,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에 0-4로 졌다. 기쁠 법도 했지만 김도훈 감독은 웃지 않았다.
경기 후 김도훈 감독은 "진 팀의 상황도 잘 안다. 크게 기쁘진 않다"고 말했다.
김도훈 감독은 "지난 시즌 인천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를 못하고 떠났다. 인천에 오는데 기분이 묘하더라"며 "인천의 나에게 큰 보상이었고 지도자로서 첫 타이틀이다. 인천이 잘 됐으면 좋겠고 마음 속으로 응원하겠다"며 인천에 지지를 보냈다.
이날 주목 받은 선수도 있다. 결승골을 넣은 김인성이다. 김인성은 지난 2015 시즌 인천에서 뛰었다. 1년 이란 짧은 시간이었지만 K리그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준 기간이었다.경기 후 만난 김인성은 "중요한 순간에 터진 골이라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를 했다가 '아차'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인성은 "인천은 그 어느 팀과 비교해도 팬들의 열기가 뜨거운 팀이기 때문에 선수들도 그것을 알고 있기에 더 분발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인천은 끈질긴 팀이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친정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반드시 1승이 필요한 팀이 만난 것으로도 충분히 주목 받은 경기였다. 여기에 옛 친정을 상대하는 감독과 선수의 존재로 이야기거리도 풍성해졌다.
평소 스토리텔링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K리그다. 이런 이야기가 쌓인다면 앞으로 축구 팬들의 관심을 끌만한 이야기로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