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번째 득점'을 터뜨린 이동국(오른쪽)이 정태욱과 공을 다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형님'들의 막강한 경기력에 신태용호가 배울 점을 찾을 수 있었던 경기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 팀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연습 경기에서 김민재, 고무열, 이동국에게 연속 실점하고 0-3으로 패했다. 신태용호가 최근 체력 운동을 반복하면서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수준 차이를 경험한 경기였다. 어린 20세 이하 선수들이 넘기엔 K리그 최강 팀 전북과 격차가 컸다.

전북은 강력한 압박으로 U-20 대표 팀을 압박했다. 전반전엔 신체 능력을 활용한 스크린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득점을 만들었다. 후반전엔 경기 운영 방식을 바꿔 역습으로 U-20 대표 팀을 요리했다.

<선발 포메이션>

신태용 감독은 최전방에 조영욱을 원톱으로 세우고 이승우, 백승호, 이진현으로 공격 2선을 꾸렸다. 중원을 한찬희와 이승모가 지켰다. 포백으로 우찬양, 이상민, 정태욱, 윤종규가 나섰다. 송범근이 골문을 지켰다.

최강희 감독도 전반 주전급 선수들로 베스트 11을 내세웠다. 에두가 최전방에서 득점을 노렸고 고무열, 김보경, 에델이 공격을 지원했다. 정혁과 최철순이 미드필드를 지켰고 박원재, 김민재, 조성환, 이용이 포백을 이뤘고 김태호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 전반 : ‘차원이 다른’ 전북 압박에 고전.

신 감독은 경기 전 “전북은 K리그 최고의 팀이다.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직접 뛰는 것은 속도나 힘이 아예 차원이 다르다. 그걸 느껴보라고 연습 경기를 부탁드렸다”고 설명했다. 전북은 실제로 강한 압박으로 신태용호를 압박했다. 팀에서 가장 개인기가 뛰어난 이승우와 백승호도 A 대표 이용과 노련한 박원재에 막혀 큰 힘을 쓰지 못했다. 공을 지키는 것이 전부였다.

신태용호는 기세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 1분 이승우가 페널티박스 안까지 침투해 슛까지 날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의욕적으로 전방에서 압박을 펼쳤다.

전북은 노련하게 차근차근 경기 주도권을 빼앗겼다. 빠르고 강한 압박에서 큰 차이가 났다. U-20 대표 팀은 전북의 압박에 역습에 시작부터 애를 먹었다. 전반 중반부터는 자기 진영에 몰려서 수비에 집중하는 시간이 늘었다. 전반 9분 김민재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정혁이 코너킥을 올렸고 김민재가 점프하는 것을 완전히 놓쳤다. 송범근이 손을 뻗어봤지만 김민재의 헤딩슛이 강했다.

전반 11분 추가 실점을 했다. 고무열이 중앙 공격수 에두에게 공을 투입한 뒤 리턴패스를 받아 땅볼 슛으로 신태용호의 골문을 열었다.

전반 15분 이승우가 조영욱의 크로스를 받아서 간결하게 잡아놓고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했지만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신태용호는 다시 점유율을 조금씩 높였지만 공은 주로 수비 진영에서 돌았다. 전북의 촘촘한 수비를 넘기가 쉽지 않았다. 전반 33분 오른쪽 측면을 간결한 패스플레이로 뚫고 윤종규가 왼발 슛을 날렸지만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전반 43분에야 신태용호다운 공격이 나왔다. 이승우가 중앙에서 드리블과 패스-리턴패스를 활용해 조금씩 수비를 깨고 들어갔다. 최철순이 이승우를 잡아끌면서 저지해야 했다. 프리킥을 얻었지만 백승호의 직접 슈팅은 골문을 크게 넘어갔다. 전반 44분 이진현의 절묘한 스루패스가 왔지만 조영욱의 슛이 골문을 외면했다.

▷ 후반 : 페널티박스에서 속도 떨어지고, 역습에 고전

전북은 8명이나 바꾸면서 체력 안배와 함께 교체 멤버들의 실전 감각 높이기에 나섰다. 선수 변화와 함께 경기 전략에도 변화는 있었지만 전북은 강했다. 역습만으로도 충분히 U-20 대표 팀을 압도했다.

신태용호도 우찬양과 한찬희를 빼고 임민혁과 이유현을 투입하면서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다. 왼쪽 측면에서 고립됐던 이승우가 활발하게 자리를 옮기면서 공격 기회를 엿봤다.

후반 10분 이승우가 중앙에서 공을 흘리면서 빙글 돌아 드리블 돌파를 하고 백승호에게 패스했다. 백승호가 후반전 포문을 열었지만 수비에 걸렸다. 점유율을 높이고 경기를 치렀지만 쉽게 풀리지 않았다. 페널티박스 근처만 가면 촘촘한 수비벽에 걸려 되돌아 나오기를 반복했다. 

공격이 풀리지 않자 수비에서도 문제가 생겼다. 수비를 내렸다가 단번에 터지는 역습에 오히려 위기를 노출했다. 후반 16분 에델의 단독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이동국이 손쉽게 성공시켜 세 번째 실점을 했다. 주도권을 쥐고 있다가 빼앗기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전북은 전반과 달리 역습을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후반 21분 에델의 중거리슛은 송범근 골키퍼가 겨우 쳐냈고, 이어지는 코너킥에선 또 김민재가 헤딩슛을 했지만 송범근이 다시 한번 선방했다.

후반 31분 또다시 역습에서 위기를 맞았다. 에델이 드리블로 수비를 모은 뒤 김진수에게 패스를 내줬다. 김진수는 컷백 패스를 고무열에게 정확히 연결했고 고무열은 지체 없이 슛을 날렸다. 송범근이 넘어지며 선방했다.

후반 35분 임민혁이 빠른 드리블로 역습을 이끌었다. 강지훈의 패스를 거쳐 하승운까지 연결됐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후반 40분 강지훈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드리블 돌파로 찬스를 만들어봤지만 슛은 수비에 걸렸다.

전북은 공세를 놓지 않았다. 경기를 끝까지 주도했다 후반 추가 시간 에델이 왼쪽 측면을 홀로 뚫은 뒤 크로스를 이동국이 마무리했지만 송범근의 발에 걸려 추가 골은 터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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