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안양이 복수의 칼을 갈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2017 KEB 하나은행 FA컵 4라운드에서 가장 뜨거운 응원 쏟을 사람. 누구입니까~!" 아마 떠나간 옛 애인 FC서울을 만나는 FC안양 팬들이 아닐까. 아픈 '연고 이전'의 역사가 또 하나의 라이벌전을 탄생시켰다.

FC안양과 FC서울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7 KEB 하나은행 FA컵 4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FC서울은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구단이다. 부진하긴 해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도 K리그 대표로 참가하고 있다. 박주영을 비롯한 선수 개개인 능력은 K리그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반대로 FC안양은 2부 리그 K리그 챌린지에서도 6위다. 최근 2승 1패를 거두며 상승세라곤 하지만 결국 3승 4패다. 선수단에도 이름난 '스타플레이어'는 없다.

싱거운 대결일 것 같은데 경기 전부터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바로 두 팀의 악연 때문이다. 'FC서울'은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안양 LG 치타스'였다. 지지대 고개를 두고 수원 삼성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그 덕분에 지금의 '슈퍼매치'도 탄생했다. 2000년엔 K리그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성적도 좋았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도 쏟아졌다. '독수리' 최용수, '초롱이' 이영표 등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다.

2004년 구단이 서울로 연고 이전을 추진했다. 안양 시민들은 연고 이전에 반대하며 항의 시위를 펼쳤지만, '위'에서 내려온 결정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게 'FC서울'이 탄생했다.

안양 축구 팬은 아픈 기억을 안았다. 그래도 포기하진 않았다. 2013년 2월 시민구단으로 FC안양을 창단했다. K리그 챌린지에 참여해 중위권을 지키는 다크호스로 5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안양 팬들은 FC서울을 두고 인륜을 저버렸다며 '패륜'이란 자극적인 단어를 쓴다. 반감은 여전하다.

선수단도 이런 팬들의 분위기를 모를 리가 없다. FC안양 문병헌 홍보 담당은 18일 오후 "선수들이 비장하게 훈련하고 있다"며 "팬들의 기대가 커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와 내용 모두 잡은 경기를 하고 싶다. 최선을 다하고 박수를 받고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FC안양 구단과 선수들 그리고 팬까지 이를 악물었다.

반대로 FC서울은 조용하다. 현실적으로 FC서울과 FC안양은 차이가 크다. 선수 개인 기량, 구단 규모 등 모든 면에서 서울이 앞선다. 2010년, 2012년, 2016년 K리그 정상을 차지하면서 '서울'을 대표하고,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이 됐다. FC서울은 K리그에서 평균 관중 1,2위를 다투는 인기 구단이다. 옛 애인 안양은 그리 생각나지 않는다. 두려워할 상대도 아니다.

서울의 압도적 우세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결론은 같다. 

변수가 있다면 마음가짐이다. 애인을 빼앗은 사람은 사건을 잊어도, 빼앗긴 사람은 사건을 잊지 못한다. 안양이 예전과 같은 축구 인기를 되찾지 못했다고 하지만 지금은 FC안양은 마치 한(恨)의 정수와 같다. 간절하게 힘을 쏟을 FC안양이 '자이언트 킬링'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연고 이전'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지만 묘한 라이벌 관계도 형성하고 있는 부천FC1995가 지난해 FA컵에서 전북 현대에게 패배를 안긴 바 있다. 안양이 못할 이유가 없다. 져도 본전이고 이기면 대박이다. 안양이 13년 만에 원한을 풀 수 있을까. 

<영상 소개>
서울은 관심을 많이 받는다. 오히려 안양이 미지의 팀 아닐까.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서울의 골문을 정조준할 정재희를 살펴보시라. 두 팀의 경기가 더욱 재밌어질 것이다.
[영상] [K리그] 기다려라 서울! FC안양 공격의 핵, 정재희 ⓒ스포티비뉴스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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