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배우 김민희가 홍상수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제 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국내 배우로는
최초로 은곰상(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처음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홍 감독과 김민희의 감독과 배우 이상의 관계에서 관심이 집중 됐다. 유부남 감독과 사랑에 빠진 유명
여배우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상황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민희의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사 이후 하나가 더 추가됐다. 영화 속 김민희의 연기다.
두 사람의 관계(불륜)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이들은 김민희의 여우주연상 수상 이후 “자기 자신을 연기 했으니 그것은 연기가
아니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데 상을 받아서 뭘하나” 등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그중 가장 뜨거웠던 반응은 첫번째다. 유부남
감독 상원(문성근 분)과 유명 여배우 영희(김민희 분)은 곧 홍 감독과 김민희 처럼 느껴졌고, 그런 감정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조금 다르다. 사랑하는 이야기가 아닌, 사랑 후 헤어진 이야기를 그렸고, 그 안에서 김민희는 우리가 몰랐던
다채로울 얼굴을 드러냈다. 홍 감독의 카메라 안에서만 보여줬던 얼굴이다.
모델 출신으로 ‘발연기’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던 김민희는 영화 ‘화차’에서 큰 성화를
이뤄냈다. 이후 영화 ‘우는 남자’(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김민희는 웃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 ‘연애의
온도’ 등에서 자신만의 색을 담은 연기를 보여주더니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그 해 청룡영화상의 주인공이 됐지만, 축배는 홀로(혹은
또 다른 한명과) 들어야 했다.
발전하는 연기로 ‘발연기’ 꼬리표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이제는 내면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는, 베를린의
여왕 김민희만 남아 있다. 김민희를 베를린의 여왕으로 만들어준 ‘밤의
해변에서 혼자’ 속 연기도 일품이다.
틀에 갇힌 연기가 아닌, 김민희만이 할 수 있는 표현이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을 얼굴에 그대로 옮겼다. 목소리와 말투, 달아오르는 얼굴까지 온 몸이 연기를 하고 있었다.
숨 고를 틈도 없이 변하는 감정은 김민희의 호흡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고함을
치다가도 순간 사랑스러운 미소를 보여주는 모습은 다른 작품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다. 우리가 몰랐던
김민희의 얼굴은 홍 감독의 카메라 안에서 살고 있었다.
한편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영화이자 김민희와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여배우 영희가 유부남 감독 상원과 이별 후 겪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현재
극장 상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