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칼렛 요한슨.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공각기동대’의 스칼렛 요한슨은 ‘어벤져스’와 다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히어로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 그리고 스칼렛 요한슨의 매력이 다르다. 이번 ‘공각기동대’의 메이저가 ‘어벤져스’ 블랙 위도우를 넘어서는 캐릭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영화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감독 루퍼트 샌더스, 이하 ‘공각기동대’)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루퍼트 샌더스 감독을 비롯해 스칼렛 요한슨, 줄리엣 비노쉬, 요한 필립 애스백 등 주연 배우들이 참석했다.

‘공각기동대’는 엘리트 특수부대를 이끄는 리더 메이저(스칼렛 요한슨 분)가 세계를 위협하는 테러 조직을 쫓던 중 잊었던 자신의 과거와 존재에 의심을 품게 되면서 펼치는 활약을 담았다. 특히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를 실사 영화화 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은다.

‘공각기동대’는 1989년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만화로 출간된 이후 1995년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했다. 뤽 베송 감독의 ‘제5원소’, 위쇼스키 자매 감독의 영화 ‘매트릭스’ 등 SF 명작으로 손꼽히는 다양한 할리우드 작품에 영감을 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강력한 남자 주인공을 내세운 다른 작품과 달리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것. 주인공 메이저는 완벽한 두뇌와 누구보다 빠른 행동력을 지닌 특수요원이다. 세계를 위협하는 테러 조직에 맞서는 특수부대 섹션9를 이끄는 리더인 만큼 아주 강력한 힘을 지녔다. 이를 연기하는 스칼렛 요한슨은 ‘어벤져스’ 블랙 위도우로 히어로를 연기한 바 있다. 언뜻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스칼렛 요한슨은 두 인물이 다르다고 분명히 했다.

스칼렛 요한슨은 “블랙 위도우는 과거에 발레리나였다. 체조선수처럼 움직이는 것이 가능했고,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몸의 체구를 이용해서 싸우는 것도 있었다”며 “싸울 때는 방어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메이저는 공격적으로 싸운다. 전술적으로 싸우는 경향이 강하다”며 “무기 훈련을 많이 받았다. 또 벽을 타거나 높은 곳에서 낙하를 하거나, 발차기를 하는 등 강력한 힘이 나간다”고 덧붙였다.

블랙 위도우보다 강한 힘을 지녔지만 이 인물은 다소 복잡하다. 스칼렛 요한슨 또한 메이저라는 인물에게 느낀 매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즉각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원작이 있는 이 작품에서) 어떻게 생명을 불어넣을지, 실사화 해나갈 것인지, 어떤 모습이 될지 상상이 안됐다”면서 “원작 애니메이션은 시적인 부분도 있고, 속도가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실존주의적인 질문도 던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처음에 정확하지 않았다”고 했다.

스칼렛 요한슨은 “메이저는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 투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나의 모습, 과거의 나의 정체성, 내가 알고 있는 정체성, 실제로 내가 누구였는지 등을 알아내고자 하는 노력을 한다”며 “정체성을 파악하고자 하는 부분들이 단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공각기동대' 요한 필립 애스백-스칼렛 요한슨-줄리엣 비노쉬-루퍼트 샌더스 감독(왼쪽부터). 사진|곽혜미 기자

스칼렛 요한슨과 함께 ‘공각기동대’를 이끄는 주인공은 줄리엣 비노쉬, 요한 필립 애스백, 마이클 피트 등이다. 줄리엣 비노쉬는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새로운 캐릭터인 닥터 오우레를 연기, 메이저가 잃어버린 과거와 기억에 대한 키를 쥐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창조자가 남성인데 반해 닥터 오우레는 여성이다.

루퍼트 샌더스 감독은 “제 생각에는 여성 중 더 많은 지도자가 나와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어머니는 여성”이라면서 “메이저를 창조해내는 사람이 여성이 더 맞고, 옳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이 정서적으로도 더 많이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명의 여성을 내세운, 그리고 스칼렛 요한슨의 또 다른 도전이 담긴 ‘공각기동대’가 실사로 재탄생한 가운데, 관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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