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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언중유향]월드컵 본선 티켓은 돈 쓰는 만큼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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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 기자
기사승인 2021.09.23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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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10회 연속 진출이라는 대업을 만들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축구대표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은 험난 그 자체다. 9월 홈 2연전에서 이라크에 0-0 무승부, 레바논에 1-0 승리를 거두며 무패(승점 4점)로 출발했지만, 2승을 거둔 이란(6점)의 흐름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선수들의 컨디션 모으기는 쉽지 않았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이라크전을 치른 뒤 오른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레바논전을 걸렀다. 그나마 재활 후 소속팀으로 돌아가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파울루 벤투 감독의 근심을 덜었다.

피로감으로 지난 12일 랑스전에서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던 황의조도 19일 생테티엔전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건재함을 알렸다.

하지만, 벤투호 황태자 남태희(알두하일), 권창훈(수원 삼성)은 부상으로 10월 예정된 시리아(홈)-이란(원정) 합류가 불투명하다. 회복이 된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으로 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권창훈을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수원 삼성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며 손해의 시간만 보내고 있다.

그나마 공격 2선 자원은 경쟁력이 있는 편이다. 다른 포지션에서 부상자가 생긴다면 고민거리다. 실제 오른쪽 측면 수비수 김문환(LAFC)는 최장거리 이동을 해오기 때문에 몸 관리 자체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라크전 무거운 몸상태가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컨디션을 어떻게 맞춰 최상의 경기력을 보일까에 초점이 맞춰진다. 유럽파는 시차 적응을 하러 국내에 왔다가 역시차를 겪으며 중동으로 가야 한다. 11월에도 아랍에미리트(UAE, 홈)-이라크(원정) 순이다.

▲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자신의 몸도 관리해야 하고 대표팀 경기력, 사기까지 모두 챙겨야 한다. ⓒ곽혜미 기자

이란은 테헤란에서 치르고 이라크전은 중립 경기를 치른다. 이란과 카타르 도하에서 치렀던 점을 고려하면 이동면에서는 도하 직항이 있어 수월한 편이다. 하지만, 테헤란은 UAE 두바이나 도하에서 환승해 가야 한다.

경기를 치르고 항공으로 9시간 넘게 장시간 이동해 3~4시간을 대기 후 다시 3시간 가까이 테헤란으로 날아가는 여정은 고역에 가깝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시국이라 검역은 더 강화됐다. 공항에서 시간을 예전과 비교해 더 오래 보낼 가능성이 커졌다.

이동하다 지친 선수들이 역시차까지 걸린 데다 이란 특유의 텃세까지 고려하면 쉽지 않은 여정이 예상된다. 이란이 2차 예선과 다르게 최종예선에서 경기력을 서서히 회복하면서 원정에서는 무승부만 수확해도 다행인 상황이다.

최상의 경기력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전세기 운항 이야기가 축구계에서 돌고 있다. 축구협회는 2008년 11월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원정에 전세기를 보냈다. 당시는 응원단을 수송하고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을 바로 국내로 데려왔다. 2013년 6월 6차전이었던 레바논 베이루트 원정을 1-1로 비긴 뒤 응원단과 함께 선수단이 돌아왔고 국내에서 우즈베키스탄에 1-0 승리하며 전세기 효과를 봤다. 

코로나19로 항공업 위축이 이어지면서 운항을 중단한 항공기가 공항에 계류 중인 경우가 많다. 항공기 화보에는 어려움이 없다. 문제는 축구협회의 의지다. 전세기 계획이 있었다면 이미 운항 확정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다. 축구협회 한 고위 관계자는 "전세기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예선 초반인데 필요한 사항인지도 고민을 해봐야 한다. 막판이라면 모르겠지만"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돈을 들이는 만큼 성적으로 이어지는 시대다. 최근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을 위해 내한했던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도 코로나가 영향을 끼치기는 했지만, 전세기로 날아와 울산에서 경기를 치르고 돌아갔다. 승부차기까지 갈 정도로 혈전이었다. 성적과는 거리가 멀지만, 중국도 전세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 한국 축구와 대한축구협회의 현재 행정력은 '아시아의 자존심(PRIDE OF ASIA)' 수준이 맞을까.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현재 개편된 집행부를 향해 과감한 결단력과 투자, 투명한 행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스포티비뉴스DB

정보 수집은 어떨까. 최근 축구협회는 집행부가 교체된 뒤 가장 중요한 기술연구그룹(TSG)이 유명무실해졌다.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는 무늬만 대표팀을 보조하고 있다. TSG가 대회기술본부에 보고서를 다시 제출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을 정도다. 정보 분석을 가장 잘하는(=주로 경기인 출신으로 구성되는) TSG의 보고서를 받아 그들끼리 사무실에서 탁상공론을 펼친다는 뜻이다.

김판곤 위원장의 입지도 눈에 띄게 축소됐다.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의 권한 축소와 정보 분석 시스템 붕괴를 묶는 기사들이 나오고 동정론이 일자 (김 위원장이) 자신의 입지를 다시 넓히려 여론전을 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만들어 퍼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시스템 인사로 분명한 성과를 냈던 인물이다. 이는 객관적으로도 인정된 부분이다. 물론 A대표팀 성적은 더 지켜봐야 한다. 어쨌든 집행부 교체와 함께 손에 쥔 것이 없는 위원장이 됐는데도 권한을 더 뺏고 누르려는 구태만 보인다.

물론 대표팀 성적이 난다면 축구협회의 새 집행부는 치적으로 삼을 것이고 반대라면 벤투 감독을 선임했던 김 위원장에게 책임을 돌려 옷만 벗기면 된다. 회피하기에 적격인 환경이다. 이럴 경우 벤투 감독과 행정 소통은 더 어려워진다.

축구협회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최근 현장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소식들을 지도자에게서 많이 듣고 있다. 굳이 A대표팀이 아니라 풀뿌리 축구까지도 비슷하다. 다른 나라들이 월드컵 본선 가보겠다고 돈을 써가며 선수 개인부터 팀 영상은 물론 정보 수집에 혈안인데 우리는 뭔가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정말 걱정된다"라고 지적했다.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행에는 수많은 산업이 얽혀 있다. 우스갯 소리로 치킨 업계가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할 정도다.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2026 월드컵부터는 아시아에 8.5장의 출전권이 주어져 본선 진출에 대한 가치가 떨어진다. 조별리그(48강)에서 시작해 녹아웃 스테이지 첫 단계인 32강에 진출하지 못하면 우스운 꼴이 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년 주기 월드컵 개최론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도 더 그렇다.

이 때문에 카타르행은 진정한 축구 실력, 행정력, 정보력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확인하는 대회가 된다. 과연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는 지적 속에서 축구협회는 어떤 능력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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