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
[스포티비뉴스=도쿄, 맹봉주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33, 중국 상하이)이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만 17세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15년 이상 한국 여자배구를 이끈 여제의 퇴장.

김연경은 이번 대회 전부터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배구 선수로서 최종 목표"라고 밝혔고 8일 세르비아 전을 끝으로 대표 팀 하선의 뜻을 사실상 굳혔다.

이제 한국은 '김연경 없는' 시간을 맞는다. 더 나아가 김연경을 중심으로 한 황금세대가 국제무대에서 내려온다.

2012년 런던 대회 4강 신화를 합작한 센터 양효진(32, 현대건설)과 안산서초 시절부터 단짝인 '20년 지기' 김수지(34, IBK기업은행)도 대표 팀 은퇴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이 탓에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예상된다. 2개 대회 연속 올림픽 큰물을 경험한 윙 스파이커 박정아(28, 한국도로공사)를 필두로 지난 시즌 챔프전 MVP 이소영(26, KGC인삼공사), 발목 부상으로 도쿄 대회엔 불참했지만 현시점 V리그 최고 공격수 가운데 한 명인 강소휘(24, GS칼텍스), 이번 대회에서 가능성을 어필한 정지윤(20, 현대건설) 등이 변화 기수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터키와 8강전에서 결정적인 서브 3방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센터 박은진(21, KGC인삼공사)과 강심장이 돋보이는 세터 안혜진(23, GS칼텍스)도 올여름 도쿄에서 귀한 경험을 쌓았다.

올림픽 경험과 나이, V리그에서 경기력 등을 고려해 전면적인 세대교체 바람이 예고된다.

김연경 특유의 리더십 공백은 불가피하다. 공수에서 빼어난 기량은 물론 김연경은 강한 멘털과 털털한 성격으로 팀 분위기까지 책임져왔다.

양효진은 "연경 언니는 내 영원한 롤모델이다. 언니가 없었으면 진즉에 포기했을 경기가 한둘이 아니"라고 말할 정도.

스테파노 라바리니(42)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을 마친 뒤 "김연경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얼마나 강한 선수인지 확실히 알게 됐다"면서 "김연경은 배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라고 강조했다.

뛰어난 스파이커를 넘어 코트 안팎에서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위대한 배구인이라는 상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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