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꿈치 통증에도 남다른 책임감을 불태우고 있는 SSG 추신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원래라면 추신수(39·SSG)는 지금 일본에 있어야 했다.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은 애당초 추신수를 대표팀 명단에 포함하려고 했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경험과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왼 팔꿈치 통증 때문이었다.

잔부상이 없는 프로선수는 없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100% 컨디션을 느끼며 경기에 나가는 날은 손에 꼽는다. 고질적인 부상은 모두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대다수는 이를 관리하고 극복하며 경기에 나간다. 추신수도 마찬가지다. 약간의 팔꿈치 통증은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당시부터 만성적으로 안고 있었다. SSG도 영입 당시 이를 알았다. 이제 젊다고는 할 수 없는 나이. 예전보다 회복력이 떨어진 건 스스로도 인정한다.

통증은 경기를 치를수록 심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추신수는 통증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말하는 대신 묵묵히 경기장에 나갔다. 보통 선수가 이야기를 해야 진단을 받고, 그에 따른 적절한 대처로 이어진다. 그러나 추신수가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은 까닭에 팀을 이끄는 김원형 SSG 감독 또한 자세한 것을 모를 정도였다. 

김 감독은 “처음에는 이야기가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수비를 하다 외야에서 공을 던진 뒤 팔꿈치가 안 좋아졌다. 방망이를 칠 때도 팔꿈치에 자극이 와서 며칠을 쉰 기간이 있다”면서 “그 기간 전에는 (추)신수가 내색을 하지 않았다. 원래 그런 것을 잘 내색하지 않는 선수다. 기본적으로 경기에서 빠져 팀에 피해를 주기가 싫었던 모양이더라. 또 타격 측면에서도 수비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어쨌든 팔꿈치가 안 좋은 상황에서도 전반기를 버텼고, 추신수는 팔꿈치 치료를 받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에서 20년 동안 살았던 추신수다. 사실상 연고가 없는 지금 상황에서는 미국에서 재활을 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오랜 기간 가족을 보지 못해 그리움이 컸던 만큼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미국에 있는 게 나았다. SSG도 흔쾌히 미국행을 허락했고, 잠시 자리를 비웠던 추신수는 1일 귀국해 다시 후반기 대비에 들어갔다.

팔꿈치 상태가 금세 좋아질 수는 없다. 매일 경기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 그렇다. 미국에서 검진을 받았지만, 검진 결과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게 SSG의 설명이다. 어쩌면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 싸운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추신수도 미국에서 치료를 받는 동시에 충실하게 보강 훈련을 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일단 시즌이 끝난 뒤 논의하고, 일단 지금은 팀의 가을야구 복귀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추신수는 후반기에는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할 전망이다. 송구 때 통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선수가 지명타자로 고정되면 나머지 선수들의 부담이 커진다. 그러나 SSG는 추신수가 그로 인한 손해를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의 공격력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 추신수도 자신의 팔꿈치가 팀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더 책임감을 불태울 것이다. SSG는 그 효과가 불러올 추신수의 활약을 굳건히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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