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서정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배정호 기자] "교수님 먼저 축하드립니다. (여서정 선수의) 결선 진출 예상하셨나요?"

30일 기자의 첫 질문에 여홍철 교수는 이렇게 답했다.

"예선전 때는 본인의 기술을 사용하지 않으니까 결선 진출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상위 랭킹에 있는 선수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10등까지 점수가 엇비슷했기 때문이다."

기우에 불과했다. 여홍철 2세 '도마공주' 여서정(19, 수원시청)은 도쿄 올림픽 체조 도마 2차 시기 평균 14.800점, 전체 5위로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오는 1일 메달에 도전한다. 

대한민국 여자 체조 사상 최초로 올림픽 도마 결승 무대에 올랐다.

여홍철 교수는 딸의 경기를 보면서 "열심히 준비해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다. 무척 대견하다"고 말했다.

여서정도 자신의 첫 무대가 무척 떨렸다. 그는 아빠에게 "긴장을 엄청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여 교수는 "(여)서정아, 너무 긴장이 없으면 맥이 풀릴 수가 있다고 생각해. 어느 정도 긴장감은 있어야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다"는 답 문자로 긴장한 딸을 안심시켰다.  

여 교수는 유독 딸이 이번 올림픽에서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서)정이가 긴장됐는지 메시지가 정말 많이 오기도 하고 바로바로 대답을 하더라. 딱 보면 안다"고 웃었다.

누구보다 이 감정을 잘 아는 아빠다. 경기를 앞두고 아빠와 문자로 소통하는 건, 여서정에겐 피와 살이 되는 든든한 '아빠 찬스'다. 


여 교수는 올림픽을 세 번이나 출전한 경력이 있다. 조심스럽게 결과를 물어봤다. 

"느낌이 좋긴 하다. (여)서정이가 올림픽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분명하다. 지금까지 해오던 것만 하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그는 방심은 금물이라고 이야기했다. 

"올림픽이라는 게 나도 뛰어 봤지만 참 변수가 많다. 상위 랭커들도 결선 진출을 못하지 않는가. 이 선수가 메달 획득 가능성이 '있다 없다'뿐이지 100% 라는 것은 없다."

인터뷰 끝날 쯤 여홍철 교수에게 '따님에게 한마디를 해달라'고 웃으며 부탁했다. 

"(여)서정아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국제 대회 경험이 정말 많지만 올림픽은 처음이지? 아마도 네 컨디션은 네가 제일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해. '올림픽 무대'에서 어느 정도 긴장감은 정말 좋은 영향을 줄 수가 있어. 불안할 때마다 항상 잘될 때를 생각하고 임했으면 좋을 것 같아. 자신감을 갖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마무리 하기 전 그는 이말만은 꼭 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우리 딸 믿는다. (여)서정아 아빠가 많이 사랑한다!"

여서정은 1일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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