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력에 앞서 건강을 증명해야 하는 닉 킹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닉 킹험(30·한화)은 어쨌든 KBO리그 2년차를 보내는 투수다.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는 SK(현 SSG), 올해는 한화 유니폼을 입고 팬들과 만나고 있다.

그런데 2년간 출전 경기 수는 10경기, 소화이닝은 56이닝에 불과하다. 부상 탓이다. 킹엄은 지난해 2경기, 10⅔이닝 출전에 그쳤다. 팔꿈치가 아팠고, 재활 단계를 넘어가지 못했다. 기다리다 지친 SK는 킹험을 방출했다. 킹험은 미국으로 건너가 곧바로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2021년을 기약했다.

한화는 킹험의 팔꿈치만 정상이라면 충분히 기대를 걸 수 있는 투수라고 봤다. 사실 SK가 영입한 것도 충분한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큰 키에서 나오는 각이 좋은 공, 여기에 다양한 구종을 수준급으로 던질 수 있었다. 사실 한 번 실패한 선수, 그것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선수를 영입한 건 분명 위험부담이 있는 도박이었다. 하지만 한화는 자신을 가지고 밀어붙였다.

올해는 그 기대치를 나름 충족시키는 듯했다. 8경기에서 45⅓이닝을 던지며 4승3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다. 8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5번이었다.

연봉 등을 생각하면 가성비가 좋다고 볼 수도 있는 수치다. 건강하면 괜찮은 투수라는 걸 어느 정도 증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또 부상이었다. 킹험은 5월 19일 롯데전(6이닝 1실점 승리투수) 호투 이후 광배근에 통증을 호소했고, 21일 1군에서 말소됐다. 선발진이 그렇게 깊지 않은 한화로서는 뼈아픈 이탈이었고, 한화는 킹험의 이탈 기간 중 끝내 최하위로 떨어졌다.

킹험은 치료와 재활을 거쳐 6월 13일 수원에서 불펜피칭을 했다.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30개를 던졌다. 구속은 따로 체크하지 않았으나 몸 상태는 정상이었다. 코칭스태프는 “직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 밸런스가 좋아 긍정적이다”고 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킹험의 불펜피칭에 앞서 “불펜피칭 상황을 보고 추후 일정을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일단 첫 관문은 잘 넘겼다.

퓨처스리그(2군) 재활 등판에서 이상이 없다면 1군에 복귀한다. 빠르면 다음 주에도 1군에 올 수 있다. 관건은 건강을 이어 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투수라고 해도 던질 수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KBO리그든 어느 리그든 성공적인 경력을 이어 가려면 건강이 최우선이다. 

긍정적인 것은 지난해와 부위가 다르다는 것이다. 지난해는 투구에 아주 밀접한 영향을 주는 팔꿈치였다. 올해는 장기 결장을 요하는 부위는 아니었다. 다만 어느 한쪽의 근육의 문제가 생기면, 다른 곳이 연쇄작용으로 약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킹험은 부상 병동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시즌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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