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불펜의 믿을맨으로 자리한 장현식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KIA는 2020년 8월 12일 NC와 2대2 트레이드 성사를 공식 발표했다. 문경찬과 박정수를 NC로 보내고, 대신 장현식과 김태진을 받았다. 곧바로 엄청난 논란에 휩싸였다.

이유 없는 트레이드는 없고, 당시 줄부상으로 내야 보강이 필요했던 KIA 사정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마무리로 활약했던 문경찬을 보내면서 “NC의 대권 도전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결국 모든 논란을 잠재우려면 들어온 선수들이 잘하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장현식은 문경찬의 아쉬움을 지워내지 못했다.

특급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며 NC에 입단했던 장현식은 터질 듯 터지지 않는 선수였다.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기회를 얻었으나 움켜쥐지 못하며 방황의 시간이 길어졌다. 2020년 초반 출발도 좋지 않았다. KIA 이적 후 오히려 내리막이 더 가팔라졌다. 장현식은 이적 후 28경기에 나가 31⅓이닝을 던졌으나 평균자책점 11.20에 그쳤다. KIA가 원했던 그 모습이 분명히 아니었다.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난 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평가는 온도가 확실히 달라졌다. 비록 선발 경쟁에서는 탈락했지만 불펜에서 고군분투하고 있기 때문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17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장현식에 대해 “선발 쪽으로 준비를 했었다. 몸 상태는 끌어올렸다고 생각한다”면서 “1이닝 이상을 갈 수 있는 중요한 자원으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시즌 초반 지난해보다 확연히 달라진 투구 내용이 그 중심에 있다. 장현식은 8경기에서 8⅔이닝을 던지며 1홀드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 중이다. 세부적으로 다소 고전하는 경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상황과 점수차를 가리지 않고 등판하며 지친 KIA 불펜을 지탱하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그날 경기에 따라서 여러 방법으로 잘 쓸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신뢰를 보냈다.

이미 필승조로 격상된 기운도 감지된다. 윌리엄스 감독은 장현식을 하이레버리지 상황에서 쓸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장현식을 준비시켰다. 여러 의미로 다양한 활용성을 가지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리드 상황은 물론 동점이나 승부를 걸어야 할 때, 어느 이닝이든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한 것이다.

실제 장현식은 16일과 17일 인천 SSG전에 빡빡한 상황에서 등판해 무실점으로 버텼다. 16일 경기에서는 1이닝을 탈삼진 3개로 정리하고 홀드를 따냈다. 17일 경기에서는 다소 고전했으나 그래도 실점하지 않고 버텼다. 향후 장현식의 투입은 이처럼 전천후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선발로 뛴 경험이 있어 멀티이닝이 가능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 과정에서 등판이 잦아지고, 불펜투수로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공을 던진 축에 속하는 등 피로도 해결은 윌리엄스 감독의 과제다. 다만 잘 관리해서 쓴다면, KIA가 지난해 트레이드 당시 원했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금씩 확장해가고 있다. 비판 여론 속에서도 묵묵하게 칼을 갈았던 이적생이 평가를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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