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시리즈급 치열한 기운을 뽐낸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의 3연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나용균 영상 기자] 한 시즌 내내 이어질 대결 구도를 서로가 예감하는 듯했다. 그래서 더 기를 쓰고 시리즈를 잡기 위해 나섰다. 마치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듯한 혈전이 벌어졌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올 시즌 첫 3연전이 그랬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17일부터 19일(한국시간)까지 샌디에이고의 홈구장인 펫코파크에서 올 시즌 첫 맞대결을 벌였다. 다저스는 2013년 이후 8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챔피언을 차지한 명실상부한 최강자.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한까지 풀었고, 올해도 가장 강력한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뽑힌다. 그런데 이 최강자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팀이 있으니 바로 샌디에이고가 그 주인공이다.

2013년 이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들은 돌아가면서 다저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샌프란시스코가 저력을 앞세워 다저스의 독주를 제어하던 시절도 있었고, 때로는 콜로라도와 애리조나가 순위표에서 다저스를 턱밑까지 쫓아갈 때도 있었다. 그러나 모두가 다저스를 1위 자리에서 끌어내리지 못했다. 

그 어려운 명제에 도전하는 샌디에이고는 적극적인 전력 보강으로 선전 포고에 나섰다. 에릭 호스머, 매니 마차도에 많은 돈을 쓰더니 오프시즌에는 다르빗슈 유와 블레이크 스넬을 한꺼번에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세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실 기본적인 전력이 나쁘지 않은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전력만으로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출혈을 감수하며 다르빗슈, 스넬을 영입한 이유는 간단했다. 다저스를 넘겠다는 의지였다.

샌디에이고는 첫 시리즈에서 다저스를 잡으며 자신들의 의지가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지난해 포스트시즌부터 샌디에이고의 도전장을 받았던 다저스는 초장부터 기를 꺾어놓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17일 첫 판부터 세게 붙었다. 마운드 자원을 총동원했고, 연장 승부치기에는 살얼음과 같은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17일 혈전 끝에 승리한 다저스는 18일 이 경기의 중요성을 본능적으로 알만 한 베테랑 클레이튼 커쇼의 역투 끝에 다시 이겼다. 다르빗슈 유 또한 역투했지만 다저스의 집중력이 조금 더 좋았다. 그러나 다저스도 쉽게 이긴 경기가 아니었다. 두 팀의 감정도 골이 더 깊어졌다.

다저스는 19일 트레버 바우어를 앞세워 시리즈 싹쓸이에 도전했다. 바우어의 투구는, 마치 이 구역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확인시켜주려는 듯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도 크로넨워스의 홈런과 마이어스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더니, 8회 마지막 공격에서 기어이 다저스 불펜을 무너뜨리며 5-2로 역전승했다. 펫코파크의 관중들은 물론, 샌디에이고 선수들도 흥분했다.

벤치클리어링을 마다하지 않았던 치열한 3연전을 겪으며 두 팀 모두 다음을 기약했을 것이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가 많이 컸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고, 샌디에이고는 다저스라는 산이 여전히 거대하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더 기대되는 다음 시리즈다. 팬들의 시선이 한 시즌 내내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나용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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