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불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태훈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김원형 SSG 감독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 마운드를 우선 걱정했다. 변수가 많기도 하고, 몇몇 선수들은 컨디션이 덜 올라온 점도 있었다. 그러나 시즌 첫 13경기를 치른 지금, 김 감독은 “마운드가 생각보다 잘 버텼다”고 말한다.

그 중심에는 불펜의 수호신으로 다시 돌아온 좌완 김태훈(31)이 있다. 김태훈의 올 시즌 출발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김태훈은 18일까지 치른 시즌 첫 6경기에서 8⅔이닝을 던지며 1승2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0’이 그냥 운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피안타율은 0.161,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81이다. 12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2개에 그쳤다.

사실 한창 잘 나갔을 때만큼의 빠른 공을 던지는 건 아니다. 가장 좋았을 때의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5㎞ 남짓. 올해는 지난해(140.6㎞)보다는 많이 올랐으나 그래도 당시를 회복하지는 못한 142.4㎞다. 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공 빠른 좌완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수치. 그러나 김태훈의 공은 타자들의 방망이를 계속 이겨내고 있다. 상대 타자들의 인플레이 타구질이 그렇지 좋지 않다.

김원형 감독은 김태훈의 활약에 반색하면서 비결로 충실한 몸 관리를 뽑았다. 김 감독은 “투구폼이 바뀌거나 큰 변화는 없다”고 말하면서 “(김)태훈이를 11월에 봤을 때 마음가짐의 변화가 있었다. 충실하게 몸을 만든 것 같다. 일단 자기 팔 스윙을 100% 다한다는 것은 신체가 건강하다는 것이다. 자기 스윙을 하고 있다. 그게 구속에 연관이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속이 올라오고 결과가 좋아질수록 자신감도 붙는다는 게 대투수 출신인 김 감독의 부연 설명이다. 실제 김태훈의 투구도 갈수록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 코너워크보다는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거나 파울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뒤, 결정구인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요리한다. 가장 좋았을 때의 패턴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투심 비중도 조금씩 높여가며 레퍼토리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주말 KIA와 3연전에서도 김태훈의 활약은 빛났다. 17일 경기에서는 2이닝 1탈삼진 무실점, 18일 경기에서는 1⅔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빡빡하게 이어진 두 경기에서 상대 타선을 막아내며 팀 승리로 가는 다리를 충실하게 놨다. 

적극적인 승부에 투구 수를 줄였던 것은 기록 이상의 가치였다. 경제적인 투구 덕에 내보낼 만한 불펜 투수가 마땅치 않았던 SSG도 김태훈을 다음 이닝에 한 번 더 활용할 수 있었다. 올해 이닝당 투구 수는 14개 남짓으로 경제적이다. 피해가고, 투구 수가 불어났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흐름이다. 김태훈의 왼손이 드디어 자신감을 던지기 시작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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