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외국인타자 조일로 알몬테. ⓒkt 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올 시즌 새로 영입한 외국인타자 조일로 알몬테(32·도미니카공화국) 이야기만 나오면 말을 아꼈다. 공격과 수비 모두 물음표가 붙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보이지 않는 부담도 있었다. 직전까지 kt에서 뛰었던 외국인타자가 맹활약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멜 로하스 주니어(31·미국). 2017년 입단한 로하스는 KBO리그 데뷔와 함께 18홈런을 때려낸 뒤 2018년 43홈런, 2019년 24홈런을 기록하고 kt의 중심타선을 지켰다.

또, 지난해에는 142경기에서 타율 0.349 47홈런 135타점 116득점으로 활약하고 MVP까지 수상했다.

그러나 kt와 로하스의 동행은 지난해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로하스가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로 이적하면서였다. 이후 그 빈자리를 채운 이가 바로 알몬테였다.

다만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알몬테의 모습은 물음표를 낳았다. 타격에선 공을 잘 맞추는 재주를 뽐냈지만, 수비는 합격점을 주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일단 발이 빠르지 않고, 까다로운 타구를 쉽게 잡아내기 힘들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그래도 52만5000달러를 주고 데려온 외국인타자를 썩힐 수는 없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알몬테를 우익수와 좌익수 그리고 지명타자로 번갈아 내보내면서 기회를 마련했다.

▲ 2월 스프링캠프에서 타격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kt 조일로 알몬테.
알몬테는 1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5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하는 기회를 받았다. 이날 기록은 2타수 1안타 1볼넷. 화려하진 않았지만 나쁘지 않은 기록이었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알몬테는 2-1로 앞선 3회말 2사 후 키움 선발투수 최원태로부터 첫 안타를 뽑아냈다. 잘 맞은 타구는 우중간을 꿰뚫었다. 그런데 알몬테의 발은 일찌감치 1루에서 멈춰 서 있었다. 대부분의 타자라면 2루를 노려볼 수 있는 타구였지만, 알몬테에게선 진루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 안타를 때려낸 순간부터 ‘설렁설렁’ 주루를 시작한 알몬테였다.

수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6회 1사 1루 신준우의 좌중간 타구를 ‘어슬렁어슬렁’ 쫓아가다가 1타점 2루타를 내줬다. 단순히 공을 잡았느냐, 못 잡았느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타구를 따라가기라도 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였다.

이날 알몬테의 자세는 함께 출전한 다른 선수들의 간절함과도 크게 대비를 이뤘다. 지난해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kt로 이적한 내야수 신본기는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출장한 이날 누구보다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비록 1회 수비에서 실책이 나왔지만, 2-1로 앞선 4회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 2루타를 때려내며 추가 2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타구가 3루를 맞고 외야로 흐르는 틈을 놓치지 않고 2루로 뜀박질하는 장면은 장타를 터뜨리고도 설렁설렁 걸은 알몬테와 대비를 이뤘다. 또, 같은 포지션의 송민섭과 문상철, 김민혁 등이 어떻게든 주전 도약의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도 대조를 보였다.

이날 알몬테의 무성의한 태도는 기자석과 관중석에서만 캐치한 모양새는 아니었다. kt 벤치는 신준우의 2루타 이후 알몬테를 빼고 송민섭을 투입했다. 일말의 투지가 없는 선수에게 필요한 조치는 교체뿐이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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