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성공적인 계약 사례인 맥스 슈어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맥스 슈어저(37·워싱턴)는 17일 애리조나와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팀의 신승(1-0)을 이끌었다. 비록 팀 타선의 활발한 지원을 받지 못해 개인 승리는 없었지만, 나름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운 날이기도 했다.

슈어저는 이날 10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메이저리그 통산 2808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슈어저는 전설적인 선수인 사이 영(2803탈삼진)을 제치고 메이저리그 역대 탈삼진 부문 22위로 뛰어 올랐다. 19위인 짐 버닝은 2855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전반기 내에 10위권 진입이 확실시된다. 현역 선수 중 슈어저보다 더 많은 삼진을 잡아낸 선수는 저스틴 벌랜더(역대 18위·3013개)가 유일하다.

슈어저는 경기 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사이 영의 기록을 뛰어넘었다는 사실에 대해 “정말 멋진 이야기인데, 경기 중에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슈어저가 리그를 대표하는 K머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슈어저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8년 연속 200탈삼진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단축 시즌이 아니었다면, 이 기록은 9년 연속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탈삼진 능력은 기본적으로 구위를 기반으로 한다. 그 구위가 구속에서 비롯되든 제구에서 비롯되든 타자를 압도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슈어저는 구속와 제구를 모두 다 갖춘 선수일 뿐만 아니라, 마운드에서 타자를 찍어 누르는 기백 또한 갖춘 리그의 몇 안 되는 투수다.

워싱턴과 슈어저의 계약도 이미 성공적으로 결론이 나는 분위기다. 디트로이트에서 한 차례 사이영상(2013년)을 수상했던 슈어저는 2015년 시즌을 앞두고 워싱턴과 7년 계약을 맺었다. 7년 총액 금액은 2억1000만 달러. 당시까지만 해도 투수 장기 계약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상황이라 이 계약은 성공 여부를 두고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도 이 계약이 지난 10년간 최고의 계약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못한다.

슈어저는 2015년 이후 특별한 부상 없이 173경기에 나가 84승44패 평균자책점 2.79, 1137이닝 동안 삼진 1487개를 잡아냈다. 워싱턴 유니폼을 입고 두 차례(2016·2017) 사이영상 경력을 추가한 것은 덤이다. 이 기간 슈어저의 평균자책점은 리그 평균보다 무려 53% 좋았다. 

그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총 36.6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를 쌓았다. 보수적으로 1WAR당 800만 달러만 계산해도 이미 3억 달러에 가까운 가치를 했다. 7년 이상의 장기 계약이 성공하기는 굉장히 어려운데, 슈어저는 50%를 초과하는 대박을 터뜨린 것에 가깝다. 성실한 자기 관리, 최고를 향해 항상 노력하는 동기부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슈어저는 7년 계약 당시 지불유예 조항을 넣었고, 향후 화폐 가치 등을 고려하면 워싱턴은 7년 2억 달러도 채 쓰지 않았다는 분석 또한 있다. 우스갯 표현으로 '역대급 혜자맨'이 된 슈어저의 계약은 올해로 끝난다. 역사적 계약서의 마지막 페이지가 쓰여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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