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은 다시 도전을 시작한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코리안 좀비' 정찬성(34, 코리안좀비MMA)은 지난해 10월 브라이언 오르테가에게 판정패하고 "5라운드 경기가 아닌 3라운드 경기를 뛰고 싶다"고 말했다.

5라운드 경기를 준비하면 스파링 횟수가 많아지고 강도가 높아져 뇌에 대미지가 더 쌓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5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실전에 준하는 스파링을 일주일에 10라운드 이상 소화하는데 이 과정에서 뇌에 무리가 많이 간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찬성은 다시 5라운드 경기를 뛰기로 했다. 오는 6월 20일(한국 시간) UFC 파이트 나이트 메인이벤트에서 댄 이게(29, 미국)와 페더급 경기를 펼친다. UFC에서 2012년 5월부터 7경기 연속 메인이벤트를 장식한 '코리안 좀비'의 8번째 헤드라이너(Headliner)다.

정찬성은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상을 통해 왜 다시 5라운드 경기를 하게 됐는지 설명했다. 결론은 '아직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서'였다.

"UFC 측에 계속 얘기했다. '이번에는 정말 3라운드를 하고 싶다. 5라운드는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했다. 3라운드 경기면 훈련 기간도 7주에서 5주로 줄고 스파링 라운드도 거의 절반이 줄게 된다."

"그래도 UFC는 내게 5라운드 경기를 원했다. 이유는 '내가 타이틀 컨텐더(경쟁자)기 때문에', '아직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 선수기 때문에'였다. UFC는 내가 3라운드 경기를 하면 이겨도 그다음 경기에서 톱 컨텐더를 상대로 주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정찬성은 현재 UFC 페더급 랭킹 5위다. 랭킹 8위 이게를 이기면 다시 톱5 중 한 명과 싸울 명분을 갖게 되고, 그 경기를 잡을 경우 타이틀 도전권을 받을 수 있다. 타이틀 경쟁권에 있다면 당연히 5라운드 경기를 뛰어야 한다는 게 UFC의 논리다.

뇌 대미지에 대한 걱정은 덜어 놓기로 했다. 이달 중 날아가 훈련하게 되는, 미국 애리조나 종합격투기 팀 '파이트레디'의 새 훈련법을 기대했다.

"에디 차 코치님이 이번에 파트리시우 프레이레와 헨리 세후도 훈련 캠프에 참가하면서 바뀐 게 많다고 하더라. 요즘 미국에서 머리에 충격을 주지 않은 훈련 방법이 유행이라고 한다. 실제로 프레이레나 세후도가 그렇게 훈련해서 효과를 봤다고 한다. 나 역시 그 훈련법을 믿고 미국으로 건너간다."

정찬성은 왜 하위 랭커인 이게와 맞대결을 수락했는지 이유도 밝혔다. UFC와 협상을 끌고 가면서 좋은 매치업을 잡기보다는 자신을 시험하는 게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페더급이 어지럽다. 챔피언부터 8위까지 경기가 잡혀 있는 선수가 없다. 사실 몇몇 선수들은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 좋은 경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매니저, 코치님, 지인분들에게서 '너도 비즈니스를 하는 게 어떠냐? 이젠 그런 걸 생각해야 하는 위치다' 그런 얘기들을 너무 많이 들었다."

"그래도 이 경기를 하게 된 이유가 있다. 내 MMA 파이터 인생 전반전에서 너무 많이 안 싸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조금 더 많이 싸우고 싶고 이젠 케이지 올라가는 게 즐겁기 때문에 당연히 이번 매치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또 이 선수를 통해 날 다시 한번 테스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이 선수를 이기지 못하면 챔피언이 되는 건 힘들다고 생각한다. 오르테가 경기를 앞두고도 마찬가지였지만, 아직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믿고 있고 그걸 증명해야 하는 자리인 것 같다."

정찬성은 2007년 프로로 데뷔해 22전 16승 6패 전적을 쌓고 있다. 어깨 탈골 부상, 눈 부상, 무릎 부상 등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난관이 여러 번 있었지만 좀비처럼 살아 돌아와 여전히 UFC 톱클래스에서 경쟁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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