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박치국, 김강률, 홍건희, 이승진 ⓒ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생각지도 않게 3경기 연속 팽팽한 경기에 나갔는데 세이브를 챙겨서 다행이다."

두산 베어스 마무리 투수 김강률(33)의 말이다. 김강률은 지난 4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부터 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3경기 연속 부름을 받았고, 경기마다 남은 아웃카운트를 모두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세이브를 챙겼다. 두산이 개막 3연승을 질주하는 배경에는 김강률의 개막 3연속 세이브가 있었다. 

"잡을 경기는 잡는다"는 김태형 두산 감독의 평소 생각이 엿보이는 투수 운용이었다. 김 감독은 그동안 "144경기를 치르면서 잡을 경기는 확실히 잡아야 하고, 포기해야 하는 경기는 팬들께는 죄송해도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고 꾸준히 이야기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차곡차곡 승수를 쌓아 올리는 정규시즌 운영으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김강률 혼자 해낸 일은 아니다. 박치국, 이승진, 홍건희 등 필승조가 함께 버텼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4일 KIA전은 0-1로 끌려가는 흐름에서 로켓이 5⅔이닝을 던지고 내려간 뒤 이승진(1이닝)-남호(⅓이닝)-박치국(1이닝, 승)-김강률(1이닝, 세)이 무실점으로 버티면서 4-1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6일 삼성전은 최원준이 4⅓이닝 만에 내려간 상황에서 홍건희(1⅔이닝, 승)-이승진(1이닝, 홀)-박치국(1이닝, 홀)이 이어 던지며 3-1 리드를 지켰다. 8회말 타선이 3점을 지원하면서 6-1로 달아나자 김민규를 올렸는데, 김민규가 ⅔이닝 2실점으로 흔들려 6-3으로 쫓겼다. 결국 김강률이 공을 이어받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책임지며 승리를 지켰다. 

7일 경기는 미란다가 5이닝 무실점으로 버티며 1-0으로 앞서 있었다. 계속해서 1점 싸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승진(⅓이닝, 홀)-박치국(1⅔이닝, 홀)-홍건희(⅓이닝, 홀)-김강률(1⅔이닝, 세)이 또 한번 이겨냈다. 필승조의 최근 좋은 흐름, 그리고 내야수들의 탄탄한 수비가 뒷받침된 결과였다.

김 감독은 경기 뒤 "모든 야수들이 수비할 때 강한 집중력을 보여줬다. 오늘(7일) 나온 투수들 모두 자기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이길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잡을 경기를 잡으면서 빠르게 승수를 쌓았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선발진이 이닝을 더 끌어줘야 개막부터 고생한 필승조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조쉬 린드블럼, 라울 알칸타라 등 두산의 과거 에이스들은 7~8이닝을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어 개막을 맞이했다. 

하지만 현재 로켓과 미란다는 6이닝을 채우기도 힘든 게 냉정한 현실이다. '에이스'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는 아직 조금씩 부족하다. 국내 선발투수들의 컨디션도 아직은 물음표다. 이런 흐름이 길어지면 일찍 필승조에 부하가 걸릴 수 있다. 

김 감독은 일찍이 인지하고 있었던 문제다. 시즌을 맞이하면서 "선발들이 지금 긴 이닝을 끌어줄 상황이 아니다"라고 현실을 짚으면서 롱릴리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1군에는 현재 김민규가 있고, 2군에서는 장원준이 준비하고 있다. 2018년 1차지명 투수 곽빈도 재활을 마치고 실전 점검을 하고 있다. 곽빈은 퓨처스리그 경기를 뛰면서 팔꿈치 통증이 재발하지 않으면 1군에서도 볼 수 있다.  

당분간 선발들의 컨디션이 더 올라올 때까지는 필승조 4명이 이닝 부담을 나누며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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