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이강유 영상기자] 카마루 우스만, 이스라엘 아데산야에 이어 아프리카 출신 세 번째 UFC 챔피언이 탄생했습니다. 프란시스 은가누가 지난 28일 UFC 260에서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를 2라운드 KO로 꺾었습니다.
타고난 펀치력으로 강자들을 무너뜨려 온 은가누! 이번엔 흥분하지 않고 냉정하게 작전을 수행하는 '스마트 은가누'였습니다.
일단 훅보다는 잽이나 스트레이트 등 직선형 공격으로 리스크를 줄였습니다. 1라운드 더블 잽에 이은 복부 공략 페이크, 그다음 터트린 오른손 펀치는 일품이었습니다. 뒤로 빠지면서는 왼손 체크훅으로 반격이 나올 만한 타이밍까지 견제했습니다.
레슬링 방어 능력은 3년 2개월 전 미오치치 1차전 때보다 훨씬 향상됐습니다. 미오치치의 머리를 누르면서 태클을 방어하더니 백으로 돌아가 파운딩 연타를 퍼부었습니다. 오히려 하단 태클을 시도하는 의외의 장면까지 연출했습니다.
괴물 같은 맷집과 본능적인 펀치는 그대로였습니다. 왼손 스트레이트성 잽으로 승기를 잡은 뒤, 미오치치가 던진 회심의 펀치에 살짝 비틀거린 은가누. 여기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왼손 카운터 펀치를 휘둘렀고, 이 한 방에 강한 맷집을 자랑하던 미오치치도 실신하고 말았습니다.
은가누는 카메룬에서 열 살 때부터 막노동을 하며 챔피언의 꿈을 키웠습니다. 스물 여섯 살에야 종합격투기 훈련을 시작한 늦깎이였는데요. 챔피언이 되기 힘들다는 많은 사람들의 부정적 시선에도 불구하고 △천부적인 재능 △꾸준한 노력 그리고 △자신을 향한 믿음으로 서른 네 살이 돼서 그 꿈을 이뤘습니다. 미오치치 1차전 패배를 딛고 이룬 업적이라 더 값집니다.
"미오치치 1차전 패배는 내게 엄청난 경험이 됐다. 2018년 1월 그날은 내 인생 가장 중요한 밤이었다. 당시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진 못했지만 경험을 쌓고 종합격투기를 더 배우고 파이트 아이큐를 기르고 경기 운영력을 기르면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습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롤모델로 떠오른 은가누, UFC 헤비급의 새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 괴물 같은 파이터가 얼마나 더 진화할지, 얼마나 오랫동안 정상을 지킬지 전 세계 격투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라이트헤비급에서 올라올 존 존스와 대결도 성사될지 궁금합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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