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로사. 제공| 레오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드라마 '펜트하우스' 성과를 꼽자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배우 김로사의 발견은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어디서 저런 배우가 나왔지' 시청자들은 궁금해했고, 김로사는 안방을 씹어삼킨 연기로 자신의 이름 석자를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김로사는 스포티비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펜트하우스'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를 울게 한 주동민 PD의 따뜻한 조언부터 미처 알지 못했던 양미옥과 관련된 섬세한 설정, '펜트하우스' 이후에도 변하지 않고 지켜나가는 담대한 초심까지, 글자 하나하에 진심이 담겨 있었다. 

김로사는 '펜트하우스'에서 주단태(엄기준)의 충직한 집사 양미옥을 연기했다. 양미옥은 주단태의 펜트하우스 가사 도우미로, 처음에는 말 없고 침착한 여자인 듯 보였다. 비밀스러운 행적도 잠시, 양미옥은 주단태를 향한 어긋난 애정으로 그에게 광기 어린 집착을 보이는 반전으로 시청자들에게 뒷목이 얼얼한 충격을 선사했다. 

양미옥의 반전은 김로사라 더욱 빛이 났다. 묵직한 목소리와 섬세한 연기에서 나오는 힘은 시청자들을 양집사에게 빠져들게 했다.

'펜트하우스' 양집사로 단번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김로사는 "볼 것들이 넘쳐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시청률이 이렇게나 높은 작품에 출연한다는 것은 배우로서 너무 큰 영광"이라며 "덕분에 양미옥이라는 캐릭터와 김로사라는 배우까지 관심을 받게 됐으니 캐스팅 해주신 감독님, 장렬히 죽게 만들어 주신 작가님께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주동민 PD는 김로사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5년 안에 이정은 같은 배우가 되겠다. 버텨라"라는 말을 남기면서 그를 캐스팅했다. '버티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그 어떤 칭찬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평가와 함께 '펜트하우스'에 입성한 김로사는 놀라운 연기력으로 주동민 PD의 강한 믿음에 부응했다. 

김로사는 "오디션 때 아무리 좋은 말을 들어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감독님은 그전에 다른 오디션을 봤던 감독님들과는 달랐다. '연기 잘 하네요', '좋습니다'가 아니라 그동안의 칭찬과는 달리 구체적이고 따뜻해서 보상받는 느낌이었다"며 "당락 여부와 상관없이 '나 또 5년은 더 버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그 자체로 큰 힘이 됐다. 또 연기할 때는 늘 칭찬으로 북돋아 주셨다"고 했다.

▲ 김로사. 제공| 레오엔터테인먼트

연극판에서 오래 활동하며 아는 사람이라면 아는 배우였던 김로사는 '펜트하우스'로 단번에 모두가 아는 배우가 됐다. 주위 사람들도 김로사의 활약에 자기 일처럼 기뻐해준다고. 김로사는 "박성연과 오랜 절친이다. 유일하게 제 모든 비밀과 배우로서 성장 과정을 처음부터 함께 했었는데 그동안 제 걱정을 얼마나 했었는지 끝까지 다 본 후 '나 이제 언니 걱정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고 하더라"라고 뭉클해했다.

양미옥은 주단태를 향한 왜곡된 사랑에 오윤희(유진) 딸 배로나(김현수)까지 해치려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충격적인 결말과 함께 '펜트하우스2'를 떠났다. 시청자들에게 긴 충격과 여운을 준 마지막 장면에 대해 김로사는 "양집사의 죽음은 시즌2 시작할 때 알았다. 이렇게도 죽어보고 저렇게도 죽어보면서 집에서 연습을 많이 해봤다"며 "마지막 촬영이니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겠다는 일념만으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 김로사. 제공| 레오엔터테인먼트
김순옥 작가의 드라마에서는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아내의 유혹'을 비롯해 거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죽은 것처럼 보였던 사람이 살아오거나 장례까지 치른 뒤에도 멀쩡하게 돌아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은 양집사의 귀환을 원하기도 하지만 김로사는 "'그렇다면 귀띔이라도 살짝 해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현재로선 안 나올 것 같다"며 "귀신으로라도 나오면 좋겠지만 희망을 버리고 있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다"고 했다.

뜨거웠던 '펜트하우스'의 시간을 지나 김로사는 배우로 또 새로운 순간을 준비한다. "('펜트하우스' 후에도) 여전히 제 삶은 크게 나아진 것이 없어서 체감을 못 한다. 지금은 너무나 감사한 마음 외에는 없다. 들뜨지 않고 다시 제 일상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관심 받는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것이 제게는 영광이었고, 행운이었다. 덕분에 분량이 많지 않았던 양미옥이라는 캐릭터와 김로사라는 배우까지 관심을 주셔서 감사했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칭찬을 고르기가 너무 어렵다. 시청자 분들의 모든 응원들이 하나하나 제겐 큰 위로였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마음 깊이 간직하고 또 버티겠다"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에 감사하다고 했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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