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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하키계 미투…"중학생 무자비한 폭행, 극단적 선택도"

정형근 기자
기사승인 2021.02.2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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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키계가 폭력과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스포츠타임의 단독 보도로 하키 감독의 폭행과 폭언, 선수 계약금 가로채기까지 그동안 감춰왔던 진실들이 하나둘씩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후 하키계에는 ‘폭력과 계약금 미투’ 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에는 여자 선수들이 중학생이었던 시절, 지도자의 무자비한 폭행으로 우울증에 시달리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다는 충격적인 폭로가 터져 나왔다. 

여자 하키 선수들은 지도자의 폭행이 경기도 용인 소재의 한 대학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A감독은 현재 수원 소재의 한 중학교의 코치로, 해당 대학에서 ‘재능 기부 감독’으로 활동하며 여자 선수들을 지도했다.  

대학 선수들은 중학생 시절 A감독에게 무차별한 폭행을 당한 사실을 털어놨다.  
▲ 하키계에 '폭력과 계약금 미투' 바람이 불고 있다.

[피해 선수] 

“(중학교) 1학년 때인데 왜 맞았는지 모르겠는데 (대학 하키장) 지하 장비실에서 밟히고 맞고, 빠따 맞고, 집 앞에 병원 갔었는데, 큰 병원 가서 다시 사진 찍고, 수술해야 될 것 같아서 선생님한테 말했고 수술을 했어요. 다치자마자 병원에 왔으면 수술까지는 안 해도 됐는데 너무 오래 방치해놔서…12월 달쯤 다쳤는데, 병원 간 거는 6~7월 달쯤. 중3 올라갈 때였어요. 지금도 후유증 같은 게 심하게 남았어요. 계속 욱신거리고, 팬을 오래 잡고 있으면 바로 부어요.”

“중학교 2학년 때 볼 제대로 안 막는다고 스틱으로 저를 때리고, 발로 차고, 제가 밟히다가 어깨가 빠져서 병원에 가서 어깨를 꼈어요. 그때 선생님이 제 어깨 빠진 걸 보고 X발 야 쟤 장비 벗겨서 위에 올려놔하고 말했다. 이후로도 반복적으로 여러 이유로 어깨가 빠졌고, 저는 제 어깨가 그렇게 된 것에 자신은 아무 잘못도 없다고 (감독이) 생각하시고 말하는 게 이해가 안 됐어요. 병원에 선생님이랑 같이 갔었기 때문에 제가 맞아서 빠졌다는 말도 할 수 없었고, 어깨 끼우는 게 아팠어도 아픔을 표현할 수 없었어요."

폭행을 견디다 못해 운동을 그만두겠다고 말하면 더욱 심한 폭행이 이뤄졌다. 운동을 그만두지 못해 심지어 자살 시도까지 한 선수도 있었다. 선수들은 해당 감독이 휴대폰을 걷어 검사를 했기 때문에 증거도 남길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피해 선수들은 중학생 시절 숙소에서 A감독이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장면을 직접 따라 하는 영상과 진단서, 일기까지 보여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피해 선수] 

“운동도 못 그만두게 하고, 저는 운동이 정말 너무 하기 싫은데, 그것 때문에 (중학생 때) 차에도 몇 번 뛰어들고.”

“중학교 때 되게 많이 맞았어요. 맞고 집에 가면 엄마, 아빠도 많이 힘들어하셨고…. 할머니가 봐도 애 몸이 이렇게 멍이 많은데 이렇게 가만히 둬도 되겠냐. 그때는 그게 당연한 건 줄 알고, 그냥 했어요. 선생님 눈치라는 눈치는 다 보이고, 중학교 때 이후로 사람들 눈치를 되게 많이 봐요. 그게 좀 심해져서.”

“계속 맞다가. 참다 참다 이게 맞는 거 같아 이러고 선생님한테 벌을 주자. 매일 혼자 울고, 집에 가서 엄마한테 힘들다 그러고, 엄마는 이겨내서 졸업하고 실업팀 가야 되지 않겠냐, 실업팀은 선생님이 보내주는 건데 그래도 버텨라…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A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폭행과 폭언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감독은 손바닥한 대라도 때렸다면 폭행이지만 선수들이 말한 잔인한 폭행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A감독] 

“안 때렸습니다. 한 대도 안 때렸다는 말씀 못 드리죠. 지금에 와서 정서상 그때는 다 그랬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도 없고. 아이들을 지도하는 과정 중에 폭력이 있었죠. 저도 그건 인정을 해요. 요새 기사에 나오잖아요. 대가리를 쪼개서 김칫국물 흘리게 해주냐 이런 얘기가 나오잖아요. 그 정도의 (폭력은 아니고). 저도 폭력을 했고, 언어폭력이 그 시절에 있을 수도 있죠. 제가 그 정도로 얘기. 걔네들이 중학생이었어요. 중학교 1학년이었어요. 제가 비속어 섞어서 이런 X발 이런 얘기는 안 했으니까.”

그러나 피해 선수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차마 중학생에게 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폭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피해 선수]

“욕은 기본적인 욕들. X발, X 같은 년아. 남자친구 사귀다 걸리면 애 쳐 배서 나중에 뭐가 되려고 그러냐. 귓구멍이 막혔냐. 귀 드릴로 뚫어줄까. 이겨도 맞고 져도 맞았다."

“X발 년아 너 동기 관리 똑바로 안 하냐. 나는 너 전화 받았을 때 잠 덜 깬 목소리로 들으면 죽여 버리고 싶었다. 드릴로 귓구멍 뚫어버리고 싶었다. 썩은 동태 눈깔 하지 마라.”

해당 감독은 2018년 9월부터 A대학의 재능기부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5년 수원 소재 중학교 하키 코치로 부임해 현재도 중학생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피해 선수들은 대학교 때는 폭행이 없었지만, 중학생 시절 당한 폭행 트라우마로 훈련 내내 괴로움을 호소했다. 지난 2월 대학을 졸업한 선수를 포함해 A대학 12명의 선수 가운데 중학생 시절 해당 감독에게 배운 선수는 모두 7명이었다. 

또한 선수들은 A감독이 학부모 회비 카드를 부당하게 사용했고, 졸업 후 실업팀 입단 계약을 학교에 기부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A감독] 

"2019년에서 20년 넘어가는 해였다. 평택시청 간 선수가 있다. 이건 내가 받은 것도 아니고 이 선수가 기부금 약정서를 써서 (계약금 1500만원 중 세금을 제외한 1400만원을) A대에 넣었다. 평택에 있으면서 받아서 선수 생활하면서 넣은 거다. 내가 받은 게 아니다. 너희가 만약에 실업팀 가서 계약금 받는다면 후배들을 위해서, 학교 위해 기부한다 하면 후배들이 좀 더 편하게 운동할 거 같다 그건 나를 위한 게 아니라 학교에 주는 거야라고 얘기했다. "

“(계약금 못 받으면 월급으로 500만원 내라고 했다는 말은) 너넨 500만 내고 가 이러면 내가 양아치다. 아이들과 농담하고 있었다. 4학년 중 한 명이 계약금 못 받으면 어떻게 해요? 하니까 그럼 너네들이 벌어서 내. 이렇게 농담으로 했다.”
▲ 피해 선수들은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했지만 '2차 피해'를 입고 기숙사에서 쫓겨났고, 운동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 선수들은 지난해 9월 스포츠윤리센터에 A감독을 신고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대학교와 대한하키협회에 지도자와 피해 선수들의 분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자 A감독과 대학교 관계자는 ‘신고자 색출’에 나섰고, 곧바로 신고자의 신분이 노출됐다. 이후 피해 선수들은 기숙사에서 쫓겨났고, 여자 주니어 하키 월드컵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일부 피해 선수들은 “스포츠 윤리센터에서 해주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신고를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선수들이 바라는 건 폭행 가해 지도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고, 정상적인 환경에서 운동을 다시 하는 것뿐이다.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한 선수들은 ‘2차 피해’를 입고 현재 3개월가량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타임은 하키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행과 계약금 갈취 문제를 바탕으로 스포츠윤리센터의 문제점을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 

고(故) 최숙현 선수의 죽음을 계기로 만들어진 스포츠윤리센터가 체육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스포츠비리 근절을 위해 제대로 작동하는지 파악할 계획이다.

스포티비뉴스=하키특별취재팀 정형근, 배정호, 박대현, 맹봉주 기자 
제보> jhg@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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