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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서 승부수 던진 김건희. 무심으로 수원 부활의 선봉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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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 기자
기사승인 2021.0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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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삼성 김건희는 올 시즌에 승부를 걸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거제, 이성필 기자] 2016년, 수원 삼성은 유스인 매탄고 출신 공격수 김건희(26)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남 드래곤즈 유스인 광양제철남초, 제철중을 거쳐 매탄고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고 고려대 재학 중 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거액의 계약금까지 받으면서 수원에 입단했지만, 프로 입단 첫해 그의 기록은 리그 20경기 1골 3도움이었다. 고려대 재학 시절 대학 무대를 휩쓸며 득점왕에 올랐던 김건희였기에 아쉬움은 정말 컸다.

결국, 2017년 7경기 1도움, 2018년 9경기 1골이 전부였다. 부상까지 겹치면서 김건희의 프로 생활은 너무 혹독했다. 다른 팀에서 이적, 임대 제안이 끊이질 않아 김건희의 마음도 흔들렸지만, 수원은 그를 보내지 않았다.

김건희의 선택은 상주 상무였다. 군복무를 통해 육체와 정신을 모두 잡겠다는 의미였다. 놀랍게도 2019년 10경기 8골 1도움으로 공격수의 능력을 보여줬다. 기회만 주면 충분히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가능함을 김건희는 결정력으로 과시했다. 공격 성향의 상주 경기 스타일에도 적격이었다.

군복무를 마친 김건희는 수원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수원이 처한 현실은 혹독했다. 초반 6경기 성적이 1승2무3패, 한 수 아래로 이겼던 광주FC에 0-1로 패하는 등 갈피를 잡지 못했다.

결국 이임생 감독이 지휘봉을 놓는 등 혼란의 연속이었다. 김건희도 자신감을 갖고 도전했지만, 공격적인 스타일의 경기는 이내 수비적인, 실리 중심으로 바뀌면서 답답함의 연속이었다. 고민과 생각은 더 많아졌고 그런 김건희를 박건하 신임 감독은 직접 면담해 "생각을 줄여라"라고 주문했다.

▲ 수원 삼성 엠블럼에 먹칠을 하지 않겠다는 김건희

그 결과 김건희는 지난 시즌 K리그가 끝나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빗셀 고베전(일본)에 골을 넣으며 2-0 승리를 이끄는 등 자신감을 충전했다. 팀의 리더인 염기훈과 외국인 선수 없이 16강에 오른 수원은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전에서도 김건희의 도움으로 김민우가 골을 넣는 등 공격적인 경기력으로 3-2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오르는 힘을 보여줬다.

지난 8일 2차 국내 전지훈련지인 경남 거제의 '삼성호텔 거제'에서 만난 김건희는 "부상 당하지 않는 것이 목표다. 지금 치료실에서 살다시피 한다"라며 철저한 몸 관리로 무릎이나 발목을 다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 시즌 김건희가 주전 공격수로 활약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강원FC, 경남FC에서 뛰었던 제리치(29)가 영입, 중앙 공격수 보강에 성공했다. 이탈리아 연령별 대표팀에서 뛰었던 니콜라오는 측면 공격수로 활용 가능하지만, 상황에 따라 처진 공격수로도 뛸 수 있다.

김건희에게는 위기이자 기회다. 박 감독이 제리치와 김건희를 동시에 기용해 높이를 활용한 축구가 가능하다. 192cm의 제리치가 공중볼 경합으로 볼을 흘리면 2선 침투가 좋은 186cm의 김건희에게 자주 기회가 올 수 있다.

물론 국내 동료들이 처진 공격수로도 올 수 있다. 한석희(25), 정상빈(19) 등이 뛸 수 있다. 복잡한 구도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김건희는 과거의 수원부터 이야기했다.

"K리그의 현실을 보면 외국인 선수들은 어떻게 하든 비싸게 영입했으니 활용하는데 한국 선수는 똑같이 해서는 기회를 받기 어렵다. (외국인 공격수가 돋보이게) 희생을 원한다. 그래야 경기에 나선다. 만약에 제가 골을 넣기 위해 잘하는 것을 하려고 하면 한 경기 만에 결과를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바뀐다. 전역하고 처음에는 정말로 '내 마음대로 하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팀 상황이 나빠지니 현실과 타협을 할 수밖에 없더라. 외국인에 맞추는 것 말이다."

박 감독의 지도력에 기대를 거는 김건희다. 박 감독 역시 "(김)건희가 너무 생각이 많은 것 같다. 간단하게, 단순하게 자기 할 것만 하면 된다. 경기 외적인 생각은 지웠으면 싶다"라고 조언했다.

김건희도 알고 있다. 그는 "감독님이 와서 달라진 것이 전에는 수비라인이나 미드필더에 공격적으로 전진 못 하게 하고 아래(수비)서 지키게 한다. 앞에 (공격) 숫자가 적으니 뭔가를 할 수가 없더라. 감독님은 공격적으로 밀더라. 기대도 되지만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또 수비적으로 회귀하는) 그런 경험이 있어서 아직도 걱정된다"라며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서 올해 모든 것을 던져 놓고 뛰어 보려고 한다. 지난해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수원의 최소 실점 3위(30실점)에 기여했던 김건희는 도전적인 공격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다.

"지난해 수원이 최소 실점 3위였는데 수비수들이 잘했겠지만, 앞에 공격수들도 수비 많이 하고 도와줬다. 그래서 포항 스틸러스, 울산 현대 등 공격이 강한 팀이 우리와 하면 힘들어했다. 실점하지 않으니 말이다. 반대로 공격 숫자가 없어서 공격적인 상황을 만들지 못했고 강원처럼 수비수들이 도전적으로 나와서야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박 감독님이 너의 경기력은 골을 넣으려는 자세보다 다른 외적인 것에 신경을 더 쓰고 있다고 그러더라. 스스로 집중하라고 한다."

▲ 골 넣고 환호하고 싶은 김건희 ⓒ한국프로축구연맹

팀이 먼저냐 개인이 먼저냐는 여전히 고민거리다. 그러나 ACL에서 보여줬던 것들을 토대로 한다면 희망은 있다는 것이 김건희의 마음이다. 그는 "제리치와 같이 서면 좋은 것이 상대 수비와 싸워주면 시선이 쏠릴 수 있다. 기회가 올 것이라고 본다. 때로는 사이 공간도 나서 침투도 가능하다"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국내 공격수 김지현(25, 울산 현대)의 활약도 자극제다. 김지현은 강원에서 3시즌을 뛰면서 62경기 21골 3도움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영플레이어상도 수상했다. 올 시즌에는 울산 현대에서 뛴다. 지속 성장은 김건희에게 부러움이다.

"(김지현에게) 자극받는다. 늘 하는 이야기가 수원에서 최근 10년 동안 잘해서 나간 선수는 외국인 선수를 빼면 권창훈이 전부인 것 같다. 수원이 옛날보다 약해졌다고 해도 선수들의 실력은 나쁘지 않다. 그래서 이적이나 임대를 꾸준하게 원했다. 잘 되는 선수들을 보면 시도민구단이나 경쟁이 덜한 팀에서 꾸준히 기회 받으면서 성장하지 않았나. 다른 팀에서 기회를 받고 뛰면 더 잘 해내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지만, 수원에서 살아남고 싶다. 발버둥을 치면서 뛰겠다는 의지를 내뿜고 있다."

수원은 김건희의 잠재력을 믿고 있어 임대나 이적 제안을 봉쇄 중이다. 내년까지 수원과 계약된 김건희는 올해 자신의 능력을 꼭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다.   

"(누구나 그렇지만) 유럽에 가서 뛰어 보고 싶은 큰 목표도 있다. 그 전에 여기서 결과를 내야 한다. 고민하고 노력하겠다. 올해 개막 후 3경기나 5경기 안에 한두 골을 넣으면 풀릴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팀에 힘이 되고 싶다. 솔직히 지난해 전역하고 나서 팀에 복귀해 결과를 못 내면 내보내 달라고 했었다. 결과가 부족하니까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진짜 도전해보려고 한다."

증명하고 싶은 김건희는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남은 것은 박 감독과 코칭스태프에게 선택받아 무심(無心)으로 시즌을 보내는 것뿐이다. 복잡함을 버린 김건희의 열정이 수원을 바로 세울까.


스포티비뉴스=거제, 이성필 기자

제보> elephant37@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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