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송경택 영상 기자] "4위권이 리버풀의 주요 목표라는 것은 분명하다."

리버풀 위르겐 클롭 감독의 이 한마디가 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도를 크게 흔들고 있다.

리버풀은 8일(이하 한국 시간) 맨체스터 시티와 23라운드 홈 경기에서 1-4로 대패했다. 일카이 귄도안에게 두 골, 라힘 스털링과 필 포든에게 연속골을 얻어맞으며 완패했다.

평소 안정감이 뛰어난 알리송 베케르 골키퍼는 연이은 실수로 체면을 구겼다. 팬들은 2017-18시즌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치명적 실책을 남발한 로리스 카리우스에 알리송을 빗대며 맹비난을 쏟고 있다.

소위 승점 6점짜리 경기에서 패한 리버풀. 9일 현재 승점 40점으로 4위에 머물러 있다. 1위 맨시티와 승점 차는 무려 10점이다.

우승 경쟁 팀 간 승점이 두 자릿수로 벌어지면 만회가 쉽지 않다. 그 사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45점, 레스터 시티가 43점으로 양자 사이에 껴 있다. 리버풀이 넘어야 할 벽이 꽤 높아 보이는 이유다.

독설가로 유명한 로이 킨은 'BT스포츠'를 통해 맨시티 전을 평가하면서 "이런 경기가 반복되면 리버풀은 또다시 30년간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저주에 가까운 혹평을 내렸다.

풀이 죽은 클롭 감독. "4위권이 리버풀의 주요 목표라는 점은 분명하다. 모든 것을 시도할 것"이라며 차기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마지노선인 4위 수성을 현실 목표로 내세웠다.

물론 리버풀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강호임엔 틀림없다. 사디오 마네-호베르투 피르미누-모하메드 살라로 이어지는 '마누라' 라인이 여전히 건재하다.

하지만 페어질 판 데이크를 시작으로 조 고메즈 등 수비진 줄부상이 이어지면서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을 딛고 있다.

리버풀이 4위권 수성을 목표로 세운 건 4위 확보를 목표로 세운 경쟁 구단들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우선 토마스 투헬 감독으로 교체한 뒤 4경기 3승 1무로 상승세인 첼시가 눈에 띈다. 어느새 5위까지 올라왔다. 리버풀과는 승점 1점 차에 불과하다.

투헬 감독은 '티모 베르너 활용법 찾기'에 애를 쓰면서도 올리비에 지루,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안토니오 뤼디거 등 경기 경험이 풍부한 이들을 중용해 위기를 돌파 중이다.

복병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도 빼놓을 수 없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앞세워 끈끈한 축구를 구사 중이다. 23라운드까진 리버풀을 제외하면 크리스탈 팰리스와 아스톤 빌라, 풀럼 등 전력이 비슷하거나 하위권 팀을 만난 행운을 누렸다.

향후 일정을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가 관건이다, 맨유와 FA컵 16강전을 잘 넘기면 셰필드, 토트넘, 맨시티로 이어지는 일정을 치른다. 이 기간 승점 6점만 벌어도 대성공이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앞세운 에버튼도 주목된다. 맨유 전에서 종료 직전 도미닉 칼버트-르윈의 극적인 골로 3-3으로 비겨 자존심을 지켰다.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중원 지원에 칼버트-르윈 결정력으로 4위권 싸움에서 낙마하지 않고 있다.

23라운드 풀럼 전을 잘 넘긴 뒤 맨시티, 리버풀로 이어지는 두 경기를 잘 치러야 숨을 고를 수 있을 전망이다.

가장 다급한 팀은 토트넘이다. 올 시즌 꼭 중요한 경기에서 무승부나 패를 기록한 토트넘은 이제부턴 정면 돌파다.

해리 케인이 복귀하면서 손흥민에게도 여유가 생기는 등 공격진에 숨통이 트인 모양새다. 문제는 수비. '90분 집중력'이 정말 아쉬운 토트넘이다.

향후 일정도 만만찮다. 에버턴과 FA컵 16강전을 치른 뒤 맨시티와 23라운드, 볼프스베르거와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 원정에 나선다. 이어 웨스트햄과 리그 24라운드, 볼프스베르거와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 번리와 리그 25라운드까지 숨쉴 틈 없이 스케줄을 소화한다.

위 7경기를 사나흘 간격으로 치르는 강행군이다. 한 시즌 농사가 이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트넘과 4위 리버풀의 승점 차는 불과 4점. 9위 아스톤 빌라와는 5점 차로 4위부터 9위까지 대혼전 양상이다. 한 번 엎어지면 순식간에 바닥으로 추락하는 백척간두의 상황인 셈이다.

리그 5위 팀은 유로파리그 출전권이 주어진다지만 챔피언스리그는 모든 팀의 영순위 바람이다. 대회 규모와 상금 등에서 비교하기 어려운 탓이다.

과연 올해 '4위 전쟁'에서 어느 팀이 최후의 승자로 남을지 국내외 축구 팬들의 관심이 잉글랜드에 집중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송경택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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