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오후 연봉조정위원회를 앞두고 있는 kt 주권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10년 만의 KBO리그 연봉조정위원회가 이제 코앞이다. 양쪽이 모두 자신들의 논리를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팬들은 주권의 손을 들어줬다. 

kt 불펜의 핵심인 주권, 그리고 소속팀 kt는 25일 오후 2시부터 열리는 연봉조정위원회에 참가한다. 양측은 2021년 연봉에 합의하지 못하고 결국 조정위원회로 향한다. kt는 2억2000만 원을 제시한 반면, 주권은 2억5000만 원은 받아야겠다고 맞섰다. 결국 3000만 원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조정신청 마감일 창구가 닫혔다.

2019년 빼어난 성적으로 kt 불펜의 새 에이스가 된 주권은 2020년 연봉 1억5000만 원을 받았다. 지난해 성적도 뛰어났다. 77경기에서 6승2패31홀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며 kt의 창단 후 최고 성적을 이끌었다. 그러나 양측이 생각하는 2021년 연봉은 생각이 달랐다. kt는 자체 시스템을 앞세운 반면, 주권은 고려 대상의 폭을 더 넓혀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스포츠타임’이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지난 1월 21일부터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 10만 명의 팬들이 참가해 높은 관심을 대변했다. 10만 명 중 75%는 주권의 요구액(2억5000만 원)이 더 합리적이라고 답했다. 압도적인 지지율이다. 다만 연봉조정위원회가 여론을 대변하는 모임은 아닌 만큼 결국은 ‘팬심’보다는 ‘논리’가 더 중요하다.

kt는 자체 고과 시스템에서 책정된 합리적인 금액임을 강조한다. 타 팀도 마찬가지지만 kt의 연봉 시스템은 상당 부분 자동화되어 있다. 고과에서 고려하는 요소는 100가지가 넘는다. 방대한 데이터다. 선수의 데이터를 넣으면 구단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연봉이 책정되어 나온다. kt는 이와 같은 절차를 모두에게 거쳤다고 강조한다.

주권의 공헌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구단을 운영함에 있어 형평성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선수에게는 정성 평가 요소를 크게 반영하고, 어떤 선수는 정량 평가만 진행해 연봉을 책정하면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kt는 구단이 미리 정해둔 원리와 원칙에 비교적 충실한 것으로 보인다.

연봉조정위원회에서 주권이 이기려면 이런 kt의 고과 시스템 틈을 파고들어야 한다. 주권의 에이전트인 강우준 MVP 스포츠 대표는 “주권 선수의 세부적인 기록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교 사례를 찾았고, 계량적인 분석도 했다”고 했다. 기록만 봐도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다. 이어 “오랜만의 조정신청인 만큼, 연봉조정신청제도의 의의나 취지 등에 대해서도 정리해 봤다”며 충분한 명분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주권 측은 “지금 밝힐 수는 없지만 준비한 것들이 더 있다”고 25일을 조준하고 있다.  

데이터만 놓고 보면 구단이 더 방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kt도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총동원할 것이 유력하다. 팀 내 불펜 선수들의 전체적인 연봉 결과도 고려, 주권 연봉 책정의 시스템적 합리성을 증명해야 한다. 반대로 주권 측은 “인터넷에서 모든 경기를 다시 돌려볼 수 있고, 통계사이트 등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정보도 많이 있다.  선수협도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면서 “10년 전과 달리, 이제 선수 측이 일방적으로 불리하다고 할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양쪽 모두 감정싸움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숭용 kt 단장은 “연봉조정은 선수의 당연한 권리다. 기분 나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kt 관계자 또한 “부담 없이 우리의 논리를 최대한 펼치고, 결과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 역시 “애초부터 구단도 합리적으로 대해주셨고, KBO도 최대한 공정한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사실에 기반해 합리적으로 설득하고, 대신 어떤 결과든 깔끔하게 승복하겠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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