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타선에서 큰 몫이 기대되고 있는 최주환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 오프시즌의 가장 굵직한 이슈는 프리에이전트(FA) 내야수 최주환(33)의 영입이었다. 몇 년간 주전 2루수를 찾지 못해 고생했던 SK는 최주환의 영입(4년 총액 42억 원)으로 두통을 깨끗하게 지웠다.

SK의 2루 포지션은 공격과 수비 모두 문제였다. 특히 공격력이 그랬다. 지난해 SK 2루수로 나선 선수들의 합계 OPS(출루율+장타율)는 0.633으로 리그 최하위였다. 리그 평균(.717)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런데 최주환의 지난해 OPS는 0.839에 이른다. 최주환의 공격력이 지난해의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리그 최하위 2루수 OPS는 최정상급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

이제 SK의 남은 과제는 최주환을 적절한 위치에 사용해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김원형 SK 감독도 고민이 많다. 김 감독은 먼저 확정된 것은 없다는 점, 그리고 여러 가지 옵션을 검토 중이라는 점을 전제했다. 일단 기본 구상은 최주환을 ‘5번’에 넣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두산 코치로 재직해 최주환 기용 상황을 훤히 아는 김 감독은 “두산에서도 2~5번 사이에 기용됐다”고 했다. 이 틀을 어느 정도 가져갈 뜻을 드러낸 것이다.

실제 최주환은 지난해 5번 타순에서 가장 많은 타수(284타수)를 소화했다. 그 다음이 3번(107타수), 2번(69타수), 6번(38타수) 순이다. 김 감독은 주로 3·4번에 위치하는 최정과 제이미 로맥의 높은 출루율에 주목하면서 “우리 팀에서는 5·6번에 위치하는 선수가 타점 능력을 보여줘야 득점력이 활발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첫 그림을 드러냈다. 최주환의 지난해 득점권 타율은 시즌 평균(.306)보다 높은 0.349였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모두 갖춘 최정과 로맥 뒤에 최주환 한동민을 배치해 공격에서 뭔가 의미 있는 결말을 노리겠다는 게 가장 기본적인 구상이다. 8번은 이재원의 자리, 9번은 유격수의 자리다. 그렇다면 7번은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들어갈 지명타자 혹은 좌익수의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고종욱 오태곤도 2번 후보다. 그러나 김 감독도 한 가지 시나리오에만 집착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직 확정을 짓기에는 이른 시기이기도 하다.

상황에 따라 상위타선을 우타자-좌타자 ‘지그재그’로 구축할 수 있고, 한동민을 2번에 투입하는 ‘강한 2번’ 전략도 생각하지 않는 게 아니다. 김 감독은 “한동민이 2번에 들어갔을 때 성적이 좋았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6번에서 파괴력을 보여줄 선수를 더 찾아야 한다. 김 감독은 “두산에서 페르난데스가 2번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3~6번 세팅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5·6번이 구상대로 가야 강한 2번도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떤 조합이든 대전제는 같다. 주자를 쌓고 장타로 상대를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NC 알테어의 경우 8번에 들어가는 순간 압박감이 더 심해지더라”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알테어 앞에 주자가 있으니 그 상황에서의 장타력이 투수들에게 더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캠프 때 선수들의 평가가 끝나면, 연습경기부터는 다양한 조합을 실험하는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제보> skullboy@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