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강진성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대중교통을 타고 학교에 간 적이 없어요."

NC 다이노스 강진성(28)에게 지난 8년을 어떻게 버텼는지 물으니 돌아온 답이다. 강진성의 어머니는 아들이 중, 고등학교에 다니는 내내 직접 운전해 등하교를 도왔다. 프로야구선수가 되기 위해 고생하는 아들이 등하교할 때만이라도 편했으면 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강진성은 "내 꿈이라서 아등바등 버틴 것도 있지만,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났다. 나는 대중교통을 타고 학교에 간 적이 없다. 어머니가 중학교, 고등학교 때까지 다 데려다주셨다. 그렇게 학교에 다녔는데 프로에 와서 자리를 못 잡으니까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이 컸다. 부모님께서 야구로 뒷바라지해 주신 것을 효도하고 싶은데, 잘 안 됐다. 그래서 다른 길로 가지 않고 야구를 계속 열심히 하려 했다"고 속마음을 이야기했다.    

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서두르면 부상이 생겼다. 2015년 9월 경찰청에서 전역해 마무리 캠프 합류를 앞두고 2군에서 운동하다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끊어진 게 시작이었다. 

강진성은 "2015년에 전역해서 마무리 캠프에 합류하려던 차에 팔꿈치 인대가 끊어졌다. 공도 못 던지고, 야구도 못 하니까 무서웠다. 수술하고 재활하는 과정에서 빨리 복귀하려다가 무릎 수술도 했다. 줄줄이 계속 수술하니까 재활 기간이 길어지더라. 전역하고 빨리 보여줘야 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또 다쳤다"며 힘들었던 시간을 되돌아봤다. 

2020년은 강진성의 야구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됐다. 대타 요원으로 시작해 주전 1루수로 자리를 꿰차며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의 영광을 함께했다. 첫 1군 풀타임 시즌 성적표는 121경기 타율 0.309(395타수 122안타), OPS 0.814, 12홈런, 70타점이었다. 

강진성은 "8년 고생하고 여기까진가 보다 하고 접으려 했는데,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시즌이다. 우승했을 때 솔직히 울컥했다. 진짜 처음에 강진(2011년 창단 첫 캠프)에서 훈련한 순간부터 (머릿속으로) 다다다다 지나갔다. 1년 동안 재활하면서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내고 극복한 게 스스로 고맙고 뿌듯하고 뭉클했다"고 이야기했다. 

▲ 강진성(가운데)이 일구회 시상식에서 '의지노력상'을 받고 아버지, 어머니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강진성의 아버지는 강광회 KBO 심판(왼쪽)이다. ⓒ 스포티비뉴스DB
이동욱 NC 감독이 계속 믿고 기용했기에 첫 풀타임 시즌을 맞이할 수 있었다. 강진성은 "솔직히 늘 불안했다. 한 경기 잘하면 다음 날 못하고 2군에 가는 게 늘 불안했다. 내일은 잘할 수 있을까? 그게 한 달이 됐다. 5월, 6월, 7월 고비가 오고 힘들었지만, 뒤에서 감독님께서 끝까지 믿어주셨다. 형들, 감독님, 코치님 모든 분이 끝까지 나를 믿고 경기에 내보내 주셨다. 내가 이 팀에서 이런 자리에 있구나 자신감이 생겼다. 감독님께서는 내가 불안해하면 '뭘 불안해하냐. 잘했으니까 더 잘할 거야'라고 용기도 주셨다. 한국시리즈까지 끝까지 믿어주셔서 힘을 받아 끝까지 뛴 것 같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1루수로도 자신감을 얻은 한 해였다. 강진성은 "전문 1루수가 아니었다. 재작년 마무리 캠프 때 감독님과 한규식 코치님께서 1루 연습을 하라고 하셨다. 외야수를 하다가 1루를 보니까 모르겠더라. 그래도 코치님께서 계속 잘할 수 있다고 가르쳐주셨다. 실수도 많이 했는데 '다시 처음부터 잘하면 된다'고 하시니 눈치도 안 보게 됐다. 사실 시즌 치르는 내내 나는 불안했다. 나는 못 믿겠는데 코치님과 감독님이 믿어주시니까. 계속 나가다 보니 몸도 반응하고, 이제는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했다.  

이제 다시 지난해는 잊고 고생했던 8년을 기억하며 자만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강진성은 "그 시간은 늘 나를 자만하지 않게 만든다. 8년 동안 그랬으니까 자만하지 않고 그 시간을 계속 되짚어 보는 것 같다. 잘되고 우승도 하고 그러니까 솔직히 해이해지더라. 힘들었을 때를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다시 새해부터 운동하고 있다. 8년 내내 늘 불안하게 출발했는데, 올해는 조금 편한 마음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해에는 부상 없이 온전히 한 시즌을 다 뛰는 게 목표다. 지난해는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잠시 이탈한 게 큰 아쉬움이었다. 강진성은 "지난해 잘 나가다가 중간에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한 게 가장 아쉬웠다. 부상 때문에 빠지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서 잘 준비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빨리 종식이 돼서 야구장에 팬들께서 많이 와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나와 모든 선수가 다 열심히 해서 2021년에도 창원NC파크에서 꼭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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