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강진성(왼쪽)이 2012년 입단했을 때부터 애정으로 지도한 이동욱 NC 감독. 이 감독은 지난해 강진성에게 이대로 그만두면 억울하지 않겠느냐고 설득하며 변화를 주자고 제안한다. ⓒ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나도 2군 4할 타자야, 내 말 들어라."

2012년 입단 후 8년째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한 선수. 잘해보려 하면 부상에 발목이 잡혀 좌절했던 선수. 2020년 시즌을 기점으로 더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으면 야구 인생을 포기하려던 선수에게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은 따끔하고도 따뜻한 한마디를 남겼다. 

"1군과 2군은 다르다. 나도 2군에서는 4할 타자다. 내 말 들어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한 번 시도해보고 안 되면 다시 올 수 있지만, 이것도 안 해보고 유니폼을 벗으면 억울하지 않겠나."

2군에서 레그킥을 고수해서 3할 타율을 기록했고, 1군에서도 계속 경기에 나가기만 하면 잘 칠 것이라 확신했던 타자 강진성(28, NC). 그는 이 감독의 진심 어린 조언을 들은 뒤 '내 것'이라고 생각했던 틀을 깨기로 한다. 이 감독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면서 1999년 2군 타율 0.415를 기록했는데, 1군에서는 6시즌 통산 143경기 타율 0.221(272타수 60안타)에 그치고 유니폼을 벗었다. 

"감독님의 말이 와닿았다. '야구가 안 되면 그만두자'는 생각으로 지난해 초반 시즌 전 연습 경기 때부터 내 것을 버리고 해보려 했다. 노스텝으로 치는 게 정말 힘들었는데, 코치님들께서 같이 머리를 맞대고 도와주셨다. (새 타격 폼에) 적응하기 힘들 때 감독님께서 뜻이 있으시겠지, 믿고 내보내 주시겠지 그러면서 계속 버틴 것 같다."

이 감독의 말은 결과적으로 맞았다. 강진성은 지난해 5월 8일 창원 LG전 11-4로 앞선 7회말 1사 3루 이명기 타석에 나서 좌중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5월 10일 창원 LG전에서 강진성은 다시 한번 대타 솔로포를 터트리며 지난해 최고 '히트 상품'의 탄생을 알렸다. 대타 요원에서 주전 1루수로 도약해 121경기 타율 0.309(395타수 122안타), 12홈런, 70타점으로 맹활약했다.

▲ '1일 1깡' 신드롬을 일으키며 변화에 성공한 강진성 ⓒ 곽혜미 기자
강진성은 지난달 10일 한국프로야구 원로 모임인 일구회가 주관한 일구상 시상식에서 '의지노력상'을 수상했다. 감독상을 받기 위해 함께 시상식을 찾은 이 감독은 그런 강진성을 뿌듯하게 바라봤다. 

이 감독과 강진성은 NC 창단 멤버로 2011년 10월 전남 강진에서 진행한 첫 공식 훈련부터 함께한 사이다. 당시 이 감독은 수비 코치로 신인 선수 강진성을 지도했다. 강진성은 고뇌한 지난 8년을 쭉 지켜본 지도자의 제안이었기에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강진성은 "신인으로 강진에 처음 갔을 때 감독님은 수비 코치님이셨다. 나랑 (박)민우, (노)진혁이 형까지 내야수는 3명이었다. 그중에서 또 나는 투수랑 내야수, 외야수를 다 해서 전문 내야수는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엄청 애착을 가지고 나를 가르쳐주셨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1년 군대 다녀와도 계속 계셨고, 애정 있게 가르쳐주셨다. 코치님 시절에 나를 끌고 다니면서까지 그렇게 가르쳐 주셨다. 감독님이 되셨고, (지난해는) 나를 계속 믿고 경기에 내보내 주셔서 기분 좋았다. 감독님께서 제게 애정이 조금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하며 웃었다. 

<2편>에서 계속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제보>kmk@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