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현종의 MLB 도전 데드라인이 다가오는 가운데 원 소속팀 KIA도 잔류전을 시작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금까지가 양현종(33)의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KIA의 시간도 시작됐다. 양현종과 KIA의 시간이 겹치기 시작하는 징후가 읽히면서 향후 흐름도 조금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평생의 꿈인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도전하고 있는 양현종은 데드라인을 1월 20일경으로 잡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만족스러울 만한 제안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장에서 차지하는 양현종의 포지션도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현지 이적시장이 너무 더디게 흘러가는 영향이 크다. 최대어를 비롯, 수많은 선수들이 아직도 미계약 상태다. 오프시즌 ‘FA TOP 50’ 중 계약은 맺은 선수는 15명 안팎이다.

사실 이맘때가 되면 최대어가 빠지고, 그 다음 선수들이 차례로 계약을 맺으면서 이적시장의 정리가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2월에는 마이너리그 계약이 속속 나오면서 스프링트레이닝 명단이 확정되는 절차를 밟는다. 하지만 올해는 그 시점이 늦어지면서 양현종으로서는 애매한 상황이 됐다. 지금쯤이면 계약의 윤곽이 보이든, 혹은 시장 흐름을 모두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미련을 버려야 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지금은 포기하기에도 미련이 남는다.

시장 상황에 밝은 복수 관계자들은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뜻이 있다면 데드라인을 더 늦춰야 한다. 나머지 FA들과 마찬가지로 지금은 선수 퀄리티의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한다. 전력 구상을 마치지 못한 팀들이 2월에 지금보다 나은 제안을 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현재 양현종의 MLB 도전 의지는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KIA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KIA도 양현종 측과 대화 창구를 열고 분위기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KIA가 이번 오프시즌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양현종 유턴 가능성을 지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현종 예산은 그대로 편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양현종은 팀의 핵심 선수이자 상징이다. 항상 헌신적으로 팀을 위해 마운드에 올랐고, 좋은 성적으로 팀과 팬들의 기대치에 보답했다. 단순히 다승, 이닝, 평균자책점으로 나타나는 숫자보다 더 위대한 선수라는 의미다. 에이스를 바라보는 ‘팬심’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보상 장벽 탓에 이적 가능성이야 크지 않겠지만, 오히려 협상이 더 어려울 수도 있는 케이스다. KIA도 섭섭하지 않은 금액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협상 데드라인이 변하지 않는다면 양현종은 1월 20일까지 온 오퍼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마이너리그 계약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오히려 금액적인 측면에서는 4년을 앞세운 KIA의 제시가 더 좋을 가능성이 있다. 남은 닷새 정도에 양현종의 꿈이 이뤄질지, 혹은 KIA의 시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지가 결정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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