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스타트업' 한지평으로 '인생캐' 쓴 배우 김선호

▲ 김선호. 제공|솔트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꽃길' 아니면 어때. 김선호(34)와 함께라면 '사약길'이라도 걷겠다고 다들 야단이다. 이뤄질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드라마 속 '서브' 러브라인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팬들의 행로가 바로 '사약길'. 최근 종영한 tvN '스타트업'(극본 박혜련, 연출 오충환)에서 김선호가 연기한 한지평이 한번 빠지면 답도 없다는 그 힘든 길에 수많은 이들을 몰아넣었다.

제가 나서서 달미(수지)와 남도산(남주혁)을 이어주고선, 뒤늦게 자신의 진심을 깨달아버린 남자의 이야기는 김선호를 만나 더 빛이 났다. 연극 무대부터 차근차근 다져온 연기력, 예능 '1박2일'에 출연하며 좁혀진 시청자들과의 거리, 그리고 그 본연의 매력이 만난 결과이리라.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격상으로 서면 인터뷰에 나선 김선호는 "기분이 너무 좋지만 너무 들뜨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라며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그 말을 행동으로 옮기기라도 하듯 다음 작품을 위해 고향인 연극무대로 돌아가는 김선호는 "더 발전하고 싶다. 제 시작과 끝에 연극이 있다"며 다시 각오를 다졌다.

▲ 김선호. 제공|솔트엔터테인먼트
-어떻게 '스타트업'에 출연하게 됐나.

"박혜련 작가님의 오랜 팬이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너무 재밌게 봤었고, '피노키오'도 너무 재밌게 봤다. 오충환 감독님의 작품들도 너무 재밌게 봤다. '닥터스'랑 '호텔 델루나'까지 너무 재밌게 봐서,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다. 대본을 보니 글이 너무 예쁘고, 아름다웠다. 책이 너무 재밌어서 함께할 수 있다면 너무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스타트업'을 마무리한 소감은 어떤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스타트업'이라는 작품에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함께한 사람들이 끝까지 웃으면서 함께 마무리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제작진 분들과 배우분들, 모두 다 좋으신 분들이라 조금의 무리도 없이 행복하게 작품을 끝낼 수 있었다. 끝이라니 참 아쉽다. 저한테는 굉장히 아쉽게 느껴지고, 지평이를 못 만난다는 아쉬움이 너무 크다. '한지평'이라는 인물로 살아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이뤄지지 않은 러브라인이었지만 '사약길' 걷는다는 이야기가 속출할 만큼 크게 주목받았다. 가장 마음에 남은 평가가 있다면.

"기분이 너무 좋지만, 스스로 들뜨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너무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셔서 많은 말들이 기억에 남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들은 10부 '국수 고백신' 영상에 달린 댓글들이다. '(지평이의 고백이) 담백해서 차라리 좋았다'라는 댓글들이 있었다. 달미(수지)에게 고백할 때, 너무 무겁지 않게, 부담 주지 않으려고 하는 지평이의 모습이 좋았다는 말씀이었다. 해당 장면을 준비하고 촬영하면서 '지평이라면 달미에게 담백하고 덤덤하게 자신의 마음을 툭 이야기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 지점이 시청자분들께도 전달이 되었구나 싶어 너무 좋았다. 사실 너무 신나서 내적으로 소리를 지를 정도였다.(웃음)

그리고 '스타트업' 마지막 회 방송 때 팬분들께서 제 SNS(인스타그램)에 댓글로 '선호야, 너 지금 잘하고 있어'라는 댓글을 엄청 많이 달아주셨다. 마지막 회 방송이 끝나고 그 많은 댓글들을 하나씩 살펴보는데, 정말 울컥하고 감동했다. 고민이 많았던 작품이었는데,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주신다는 게 느껴져서 많은 힘을 얻었다."

-본인이 생각하는 한지평의 매력은? 또 사랑받은 이유는?

" '한지평'이라는 인물은 입체적인 인물이다. 그렇기에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태도가 명확하다.

멘토로 조언을 할 때,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도산이를 만날 떄, 달미를 뒤에서 응원하고 도와주면서 지켜볼 때, 원덕 선생님을 만날 때, 순딩한 모습, 날카로운 모습, 위트있는 모습 혹은 슬프고 짠한 모습, 안타까운 모습 이런 모습을 다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한지평의 모습을 많은 분들께서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게 아닐까 싶다."

▲ 김선호. 제공|솔트엔터테인먼트
-'한지평'과 김선호의 싱크로율은 어떤가?

"'한지평'이라는 인물을 제가 연기했으니 50% 정도 아닐까 싶다. 지평이처럼 남들한테 차가운 말도 잘 못하고, 실제로는 좋은 집? 좋은 차도 없지만, 그래도 저라는 사람이 연기했으니 절반 정도는 저의 모습이 묻어나지 않았을까 싶다."

-한지평의 사랑 방식에 공감하는지. 만약 김선호였다면 어떻게 했을 것 같은가?

"'한지평'이라는 인물로서는 당연히 그렇게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멋진 어른의 모습을 지녔고, 사랑에 서툴지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지평이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김선호였다면.. 지평이 정도의 재력과 능력, 서사를 가지고 있으면 한번쯤은 제대로 고백을 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지평이가 국수 먹으면서 고백을 하긴 했지만, 그 타이밍보다는 조금 더 빨리 고백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긴 해봤다."

-기억에 남는 명장면과 명대사가 있다면?

"기억에 남는 장면은 1회에서 '원덕'이 어린 '지평'이에게 신발끈을 묶어주고 나서 '성공하면 연락하지마. 부자되고 결혼해도 연락하지마. 잘 먹고 잘 살면 연락하지마. 대신 힘들면 연락해. 저번처럼 비오는 데 갈 데 하나 없으면 와. 미련곰탱이처럼 맞지 말고 그냥 와'라고 이야기해주는 장면이다. 지평이로서도, 시청자로서도 가슴이 참 아프면서도 좋았다.

기억에 남는 대사는 2회에서 '원덕'이 '달미'와 식사하면서 '달미야, 넌 코스모스야. 아직 봄이잖아. 천천히 기다리면 가을에 가장 예쁘게 필거야. 그러니까 너무 초조해하지마'라고 하는 대사를 좋아한다. 그러다 15회에 달미가 '원덕'에게 '가을이네, 할머니 보니까 예쁘게 폈어. 코스모스가'라고 말하는 장면이 되게 뭉클했고, 여운이 많이 남았다."

-수지 남주혁 김해숙. 이들과 함께한 소감과 느낌이 궁금하다.

"수지 배우는 이미 많은 분들께서 아시겠지만, 집중력이 뛰어나고 연기를 훌륭하게 하는 여배우라고 생각한다. 연기할 때 매순간 집중력이 뛰어나고 차분했던 것 같다. 현장 분위기도 유쾌하게 이끌 줄 아는 좋은 배우라 저도 유쾌하게 촬영했다.

남주혁 배우는 정말 좋은 배우고 동생이다. 함께 하는 내내 많이 배웠고 매순간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날만큼 즐거웠다. 연기할 때 늘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센스들이 빛을 발하고, 덕분에 저도 함께 연기하는 순간을 즐길 수 있었다.

김해숙 선배님께서는 진짜 '원덕'이라는 인물 그 자체셨다. 선배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매 순간 행복했고 즐거웠다. 촬영 내내 정말 '내가 이 자리에 있다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감동스럽고 영광스러웠다."

▲ 김선호. 제공|솔트엔터테인먼트
-예능 '1박2일'에 출연 중인데 MBC '가요대제전' MC도 맡았다. 쉽지 않을 텐데 예능을 병행하면서 얻은 것이 있다면.

"시너지 효과를 얻은 것 같다. 드라마 외에 다른 곳에서 저를 보고 싶은 분들께는 예능에서의 자연스러운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고, 예능 외에 다른 곳에서 저를 보고 싶은 분들께는 드라마에서의 진지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걱정도 많고, 고민도 많았는데, 두 가지의 활동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 덕분에 행복하고 과분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요즘 김선호가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이 있다면?

"너무 들뜨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보내주시는 과분한 관심과 사랑에 제 본분을 잊지 말고, 들뜨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저는 앞으로도 배우로서 다른 작품의 일원이 되고 다른 작품, 다른 캐릭터로 살아야 하니 지금 이 순간을 감사히 여기되, 이 순간에만 빠져있지는 말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1박 2일'을 통해 계속 인사드리면서 내년 1월에 개막되는 연극 '얼음'이라는 작품을 통해서도 관객 여러분께 인사드릴 것 같다. 내년에는 조금 더 편안한 배우로 여러분께 다가가고 싶다. 무엇보다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뜨겁게 주목받은 다음 연극을 택했다. 김선호에게 연극이란 무엇인가

"더 좋은 배우로 발전하고 싶어서 선택한 이유가 크다. 제가 연기적으로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인지 연극을 하면서 오랜 시간 동안 충분히 대본을 보고, 분석하는 연습을 하면 반드시 전보다는 조금이라도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요즘 연극 '얼음'을 연습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우고 있다. 제가 연극을 하는 사람이라 매체에서도 인사 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던 것 같다. 매체를 하다가도 제가 부족한 걸 느끼면 다시 연극이 생각난다. 연극에 저의 시작과 끝이 있는 것 같다."

▲ 김선호. 제공|솔트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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