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주혁. 제공ㅣ워너브러더스코리아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남주혁이 올 한해 '열일' 행보의 방점을 찍는 영화 '조제'를 통해 "평범한 청년의 모습을 섬세하게 담고 싶었다"며 "후회없이 연기했다"고 후련한 소감을 밝혔다.

영화 '조제'(감독 김종관)는 처음 만난 그날부터 잊을 수 없는 이름 조제(한지민)와 영석(남주혁)이 함께한 가장 빛나는 순간을 담은 작품이다. 다나베 세이코의 소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2003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남주혁은 7일 오후 1시 화상으로 진행된 영화 '조제' 인터뷰에서 "원작의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고, 김종관 감독님께서 만드는 조제는 도대체 어떤 느낌일지 기대감이 컸다. 큰 틀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모습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말씀이 저에게도 도전적인 연기로 다가왔다. 감독님이 원하는 방향성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 남주혁. 제공ㅣ워너브러더스코리아

남주혁이 맡은 영석은 취업 고민을 하는 평범한 대학생으로 우연히 골목에서 마주친 조제의 삶에 스며들면서 점차 특별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악의 없이 순수하고 선하지만, 욕망에 솔직한 인물로 원작보다는 취업과 미래를 대하는 태도가 비교적 현실적인 캐릭터다.

남주혁은 "영석 캐릭터를 연기했을 때의 방향성은 동네 안에 있는 평범한 청년의 모습을 섬세하게 담는 것이었다"며 "다큐멘터리처럼 모든 걸 평범하고 섬세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자신의 캐릭터 해석에 대해 밝혔다.

이어 "완성된 작품을 봤을 때 자연스럽게 녹아든 영석과 조제의 관계들이 제가 기대한 만큼, 노력한 만큼 조금은 보여진 것 같다. 영석이란 인물 자체는 후회없이 연기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개인적으로는 좀 웃을 수 있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원작과 달리 한국판 '조제'는 조제와 영석의 사랑과 이별의 순간이 명확하지 않다. 두 사람의 감정은 좀 더 섬세하게 다루되, 그 시작과 끝은 관객의 상상에 맡기는 느낌의 연출을 선택했다.

남주혁 역시 "저희 영화는 원작에 비해 사랑의 시작점과 이별의 순간들이 포인트 있게 다뤄지진 않았지만, 이들이 사랑하고 있다는 모습은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별하는 장면도 많은 분들이 다양하게 생각하실 수 있을 거 같다. '왜'보다는 '저렇게 물 흐르듯이 이별했던 적도 있었는가'라고 다양한 생각을 하실 것 같다"고 설명했다.

▲ 남주혁. 제공ㅣ워너브러더스코리아

원작이 있는 만큼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남자 주인공 츠네오와 영석은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남주혁은 "'어떻게 달라보일까'보다는 '저만의 영석이'를 연기하고 싶었다. '다른 점'을 생각하며 연기했다면, 저만의 방식대로 영석이란 인물을 보여드릴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나리오를 받고는 영석이란 인물을 연기할 때 (원작의)어떤 장면도 보지 않았다. 봤다면 결국 따라하기 밖에 안됐을 거 같다"고 밝혔다.

'조제'의 주된 이야기는 영석과 조제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과 그 후의 모습이다. 리메이크된 '조제' 안에서는 이들의 감정에 대한 '이유'가 명확하게 드러나있지 않지만, 남주혁은 영석으로서 영화 속 '조제'라는 인물을 향한 감정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남주혁은 "조제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이 사람이 또 무슨 이야기를 할까'에 대한 궁금증이 갈 수록 커져가는 거 같았다. 그런 매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 사람의 시점으로 점점 빠져들다보니 어느 순간 이 사람을 원하게 되는 거다"라며 "누군가의 말을 공감하고 들어주는 입장에서 조제라는 인물은 계속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연기했고, 덕분에 조제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조제란 인물에게 바깥 세상의 예쁜 풍경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많이 들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한국판 '조제'에서 달라지는 점은 조제의 밥상을 대하는 영석의 태도다. 원작인 츠네오는 '조제'의 밥을 맛보고 감탄하며 점차 가까워지게 되지만, 영석은 낯선 공간에서 더 낯선 '번데기탕'을 대접받고는 난감한 듯 동공지진을 일으킨다. 예고편에도 등장한 조제의 "왜 그렇게 먹어? 독이라도 타놨을까봐?"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지점이다. 원작에선 조제의 밥상이 호감의 시작이었지만, 리메이크작에서는 전혀 다른 감정으로 연기해야 하는 신이 된 것이다.

▲ 남주혁. 제공ㅣ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이에 대해 남주혁은 "조제의 집이라는 낯선 공간에 처음 간 거다. 조제가 주방에서 음식을 할 때 하는 행동들이 너무 특별하다. 스팸을 다리미에 굽고, 물건도 시력검사하는 통 안에서 꺼낸다. 거기서 만들어내는 음식, 조제의 말투, 이런 것들이 겁이 났던 거 같다. 영석이가 순수하고 선한 사람이었기에 '그냥 영석이라면 이럴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괜히 불안하고, 한 번 먹어보니 맛있고 해서 맛있게 먹었다. 실제로도 '이게 뭐지' 하는 불안감 속에서 음식을 먹었던 기억이다"라고 답했다.

물론 실제 남주혁은 번데기탕을 '굉장히 잘 먹는다'고. 그는 "저는 정말 좋아한다. 어릴 때 많이 먹었다. 종이컵에 담아 500원에, 국물까지 다 마셨다"고 덧붙이며 웃음을 터트렸다.

끝으로 남주혁은 "매 작품마다 캐릭터가 되려고 노력한다. 푹 빠지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보다는 온전히 인물로 비춰졌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며 "'조제'란 작품이 보시는 관객 분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 특별한 작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조제'는 오는 10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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