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는 두산 베어스 선수들에게 자부심이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의 최근 6년은 찬란했다. 2015년부터 해마다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라 3차례 우승(2015, 2016, 2019년)을 차지하며 황금기를 보냈다.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들은 한결같이 "자부심"을 이야기한다. 한 선수는 "한국시리즈 무대에 6년 연속 진출했다는 사실 자체가 어떤 표현보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대단한 팀이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두산은 지난 24일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2-4로 지면서 시리즈 스코어 2승4패로 준우승을 확정했다. 2승1패로 앞서다 뒤집힌 탓에 급작스럽게 식은 타선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컸다. 변화를 꾀하지 않고 선수에게 끝까지 자리의 무게를 견디라고 강조한 사령탑을 향한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두산의 지난 2개월을 지켜본 이들은 선수들에게 묵묵히 박수를 보내지 않았을까. 두산은 정규시즌 6위까지 떨어졌다가 2위까지 무려 4계단을 올라서는 저력을 보여줬다. '우승까지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두산이었기에 감히 품어볼 수 있었다. 선수들은 끝까지 두산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6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포지션 경쟁을 거쳐 황금기의 주역으로 성장한 선수 다수가 30대 초, 중반이 됐다. 또 올 시즌을 끝으로 이들 다수가 FA 자격을 얻는다. KBO는 25일 내야수 허경민, 오재일, 김재호, 최주환, 외야수 정수빈, 투수 유희관, 이용찬, 장원준 등이 FA 자격을 얻었다고 공시했다.

올가을 마지막 순간까지 선수들이 이를 악물고 뛴 이유기도 하다. 선수들은 "올해가 좋은 멤버들과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 경기라도 더 같이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김재호와 장원준을 제외한 신규 FA 자격자 6명은 모두 A등급을 받은 리그 정상급 선수들이다. 두산의 자금 사정을 고려하지 않아도 전부 붙잡기는 힘든 규모다. 두산은 FA 신청을 한 선수는 일단 다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황금기의 주역들과 막연한 이별을 앞두고 발견한 희망은 있었다. 김민규, 박치국, 이승진, 최원준, 이유찬, 김인태 등 20대 젊은 선수들이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으며 지난 6년의 자부심을 이어 갈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 리빌딩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활약은 반가운 요소였다. 

2021년 두산은 완전히 다른 팀이 될지도 모른다. 1군 코치는 4명이 짐을 쌌다. 김원형 투수 코치는 SK 와이번스 신임감독으로 부임했고, 김민재 작전 코치는 SK 수석 코치로 내정됐다. 조성환 수비 코치는 한화 이글스, 조인성 배터리 코치는 LG 트윈스로 각각 자리를 옮긴다. FA들까지 이동하면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그래도 두산 유니폼은 변하지 않는다. 어느 해보다 허전함은 크겠지만, 남은 이들 또 새로 올 이들은 강팀의 자부심을 이어 가기 위해 또 묵묵히 구슬땀을 흘릴 것이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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