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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리뷰]'이웃사촌', 오달수가 '오달수'로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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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진 기자
기사승인 2020.11.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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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사촌. 제공ㅣ리틀빅픽처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이웃사촌'이라는 단어는 밀레니엄 이전만 해도 따뜻함의 대명사로 쓰는 표현이었다. 반면 사람들의 의식과 삶의 방식이 크게 달라진 오늘날에 와서는 갈등 상황이 먼저 떠오르는 삭막하고 생소한 인상을 갖게 되고 말았다. 감동 포인트로 중무장한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오달수를 향한 대중의 시선도 어쩌면 약 3년 사이에 그렇게 달라졌을 지 모르겠다.

25일 개봉하는 '이웃사촌'(감독 이환경)은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돼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오달수는 도청 타깃이 된 유력 대선주자인 정치인 이의식 역을, 정우는 그를 도청하면서 점차 변화하게 되는 도청팀장 대권 역을 맡았다.

영화는 '7번방의 선물'로 1280만명을 동원한 감독의 작품답게 관객들의 눈물샘을 쥐락펴락하는 클리셰 치트키를 곳곳에 품고있다. 정치색은 없다고 주장하지만 1985년의 시대상이 전반에 깔려있는 시대극이란 점도 인상적이다. 잘 짜인 코미디로 극 전반을 이끌고 후반부에 감동을 주는 흥행 공식을 탄탄하게 구현했다. 대중을 겨냥한 상업 영화로서 매끄럽게 잘 만들었지만 새롭고 세련된 느낌은 아니다. '아는 맛'이기에 만족스러운 관객이 있는 반면, '뻔한 맛'이기에 '식상하고 지루하다'는 혹평을 할 관객도 있을 법 하다는 인상이다.

영화만으로도 평이 갈릴 상황에 주연 배우로 나선 오달수의 존재는 영화만을 두고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없게끔 러닝타임 시작부터 엔딩까지 관객들의 동공을 뒤흔들어 놓는다. 하필 그가 맡은 역할이 故김대중 전 대통령을 떠오르게 하는 유력 대권 주자이자 야당 총재를 맡고 있는 정치인이다. 영화 속에서는 그야말로 완전무결한 '선인'으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 오달수(위), 정우. 출처ㅣ'이웃사촌' 스틸

오달수는 2018년 2월 일명 '미투'로 언급되는 동료 여배우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활동을 중단하고 거제도에서 칩거 생활을 해왔다. 당시 막바지 촬영 중이었던 '이웃사촌'의 개봉도 자연히 무기한 미뤄졌다. 해당 사건은 너무 오랜 시일이 지나 경찰의 내사 종결로 마무리 됐고, 그는 최근 독립 단편영화 등에 참여하며 재기를 도모하고 있다. 이렇게 약 2년 9개월이 지났고, 오달수로서는 '이웃사촌'의 '이의식'으로서 코믹 감초 배우 이미지를 깨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에 관객들의 기억마저 지워야 하는 불가능한 과제 하나를 더 떠안은 셈이다.

결국 배우의 구설과 영화 속 캐릭터의 괴리감이 지나치게 크다보니 '이웃사촌'의 오달수는 내내 '정치인 이의식'이 아닌 '돌아온 오달수'로 보인다. 베테랑답게 안정감 있는 연기를 펼쳤지만, 영화에서 지켜내야 할 주인공이 캐릭터로서 생명력을 얻지 못하면서 잘 짜놓은 흥행 공식 클리셰도 힘을 받지 못했다. 관객으로서도 난감하다. 우리가 '이의식'에 몰입해야 할 순간마다 그가 '오달수'로 나타나 서사의 설득력을 뭉개놓고 마는 것이 이 영화의 치명적인 아킬레스 건이다. 

오달수 역시 개봉 전 인터뷰를 통해 "영화 외적인 요소가 영화 관람에 영향을 미치는 점"에 대해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충분히 이해한다. 영화 시작하고 5분이면 관객과 배우 간에 역할이 서로 약속 되지만 저같은 경우 30분에서 35분 정도 걸릴 것이다. 앞으로 단축해나가야 한다"며 관객들의 몰입이 쉽지 않을 것을 예감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못본 척 이 작품을 털어내버리기도 아쉽다. 오달수와 호흡을 맞춘 주연 정우는 진폭이 큰 고난도의 감정 연기를 강렬하면서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투리부터 미묘한 감정선 변화까지, 주특기를 제대로 발휘한 열연을 펼치며 그야말로 날아다녔다. 김병철, 조현철, 염혜란까지 베테랑 배우들의 합이 인상적인 코믹 연기도 돋보였다. 관객들에게 결정적 '한 방'을 날리는 이유비도 제 몫을 다하며 빈틈없는 그림을 완성했다.

검증된 흥행 공식에 탄탄한 수비수들이 있기에 몰입이 깨지는 아쉬움은 어느 정도 상쇄되겠지만, 그것만으로 관객들이 오달수를 '이의식'으로, '이웃사촌'이란 영화를 이웃처럼 가깝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5일 개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30분.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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