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크리스 플렉센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2승2패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21일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0-3으로 패한 뒤 덤덤했다. 1승1패에서 2승1패로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가 2승2패 다시 원점이다. 그리고 김 감독은 "5차전부터 잘 준비하겠다"는 말과 함께 크리스 플렉센(26)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플렉센은 올가을 5번째 등판을 준비한다. 이번 포스트시즌 4경기에 등판해 2승, 1세이브, 22⅓이닝, 27탈삼진, 평균자책점 1.21을 기록하며 에이스 임무를 톡톡히 하고 있다. 정규시즌 20승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의 컨디션과 경기 운영 능력이 가을 무대에서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는 상황이라 플렉센의 활약은 더욱 값지다. 

첫 가을, 그리고 개인 첫 우승 커리어를 향한 플렉센의 투지도 대단하다. 휴식 기간은 상관하지 않고 팀이 필요로 하면 언제든 마운드에 서고 있다. 지난 13일 kt 위즈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는 7회 구원 등판해 3이닝을 책임지며 2-0 완승에 기여했다. 김 감독은 플렉센이 1차전 선팔 등판 뒤 사흘밖에 쉬지 못했고, 25구로 제한한 상황이라 9회 첫 타자만 상대하고 내려오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플렉센은 "올라가면 한 이닝을 막겠다. 한 타자만 상대하려면 올라가지 않겠다"고 의지를 보여 김 감독의 OK 사인을 받아냈다. 

야생마처럼 질주하던 플렉센도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는 지친 기색을 보였다. 지난 18일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 1실점 투구로 5-4 승리에 기여했지만,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때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며 상대 타선을 완전히 잠재운 그 구위는 아니었다. 볼넷 3개와 4사구 2개가 나올 정도로 공이 빠지기도 했다. 

그리고 또 사흘을 쉬고 5차전에 나선다. 1차전에 나섰던 알칸타라가 하루 더 휴식을 취한 상황이지만, 김 감독이 지금 더 믿는 카드는 플렉센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5차전마저 내주면 시리즈를 뒤집기 쉽지 않다.

김 감독은 당장 마운드보다는 타선이 걱정이라고 이야기한다. 두산은 4차전에 팀 안타 3개를 기록했는데, 김재호 홀로 3안타를 쳤다. 거의 교체 선수 없이 주축 선수들이 3주 동안 10경기를 뛴 여파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5차전에도 야수들의 방망이가 무겁다면 마운드가 최소 실점으로 버텨주면서 한 번의 득점 기회를 노리는 수밖에 없다. 또 한번 플렉센의 어깨가 무겁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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