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강률 ⓒ 고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김)강률이 부상 부위가 어떤지 고민이 된다."

두산 베어스는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NC 다이노스와 4차전에서 0-3으로 패했다. 시리즈 2승1패로 앞선 가운데 4차전에서 1승을 더해 더욱 유리한 고지를 밟으려는 계획은 무산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당장 경기를 내준 아쉬움보다 다음 경기 구상이 걱정이었다. 불펜 활용도를 높이려고 마음 먹은 김강률(32)이 뜻밖의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 김강률은 0-2로 뒤진 7회초 무사 1루에 4번째 투수로 나섰다가 ⅔이닝 동안 공 9개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갑자기 오른쪽 허벅지 쪽을 잡고 벤치에 사인을 보냈다. 

두산 관계자는 "오른쪽 허벅지 경련으로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김강률에게 부상은 달갑지 않은 단어다. 잘 풀린다 싶으면 한번씩 김강률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 2015년 시속 150km를 웃도는 직구를 던지며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할 때 왼쪽 아킬레스건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고, 2018년에는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다 연습 경기 투구 도중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손상돼 또 한번 수술했다. 

두 번째 아킬레스건 수술 후 김강률은 꽤 오랜 시간 재활에 전념해야 했다. 지난해 여름 복귀를 목표로 몸을 만들었다가 햄스트링에 문제가 생기면서 한 시즌을 푹 쉬었다. 그리고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다시 차근차근 1군 마운드에 설 준비를 했고, 정규시즌에는 30경기 28이닝 투구에 만족해야 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승선한 김강률은 불펜에서 늘 대기하며 딱 한번의 기회가 주어지길 간절히 바랐다. 그리고 20일 NC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숨은 MVP로 활약했다. 선발투수 최원준이 2⅔이닝 3실점, 2번째 투수 홍건희가 1이닝 3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색이 짙다고 생각했을 때 3번째 투수 김강률이 일을 냈다. 김강률은 2⅔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버티며 달아오른 NC 타선을 잠재우는 데 큰 몫을 해냈다. 덕분에 두산은 7-6으로 역전승하며 시리즈 2승1패로 앞서 갈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강률이가 사실 확실히 믿는 카드는 아니었다. 강률이가 중요한 몫을 잘해줬다. 누가 안 되면 누가 해주는 게 우리 선수들 같다"고 크게 칭찬했고, 김강률은 "오랜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다. 출전 기히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번쯤은 등판할 일이 무조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며 오랜 시간 기다린 순간을 맞이한 기쁨을 덤덤하게 표현했다. 

그리고 하루 뒤 찾아온 김강률의 부상에 김 감독은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김강률의 부상 정도를 확인해 보고 5차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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