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진한 성적을 남긴 핀토는 재계약 불가가 일찌감치 확정됐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핀토(26)는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다만 팀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이 등판은 올해 마지막 등판이자, SK에서의 마지막 등판이었다. SK는 핀토와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일찌감치 정리했다. 외국인 투수 한 자리가 사실상 시즌 내내 비어 있는 상황에서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새 외국인 투수 물색에 들어간 SK다. 이미 핀토보다 나은 선수가 있다는 판단을 모두 마쳤다. 

아쉬운 1년이었다. 핀토는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베팅한 선수였다. 150㎞에 이르는 투심패스트볼의 위력을 높게 평가했다. 여기에 던질 수 있는 변화구도 적지 않았다. 떨어지는 변화구 하나만 장착하면 계속해서 투구 내용이 좋아질 것으로 봤다. 제2의 앙헬 산체스(요미우리)를 기대했던 셈이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핀토는 시즌 30경기에서 6승15패를 기록했다. 물론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 날도, 수비 실책이 있었던 날도 있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자신의 탓이었다. 피안타율은 0.301에 이르렀다. 빠른 공은 구속 이상의 위력을 내지 못했다. 여기에 제구가 너무 많이 흔들렸다. 핀토의 올해 9이닝당 볼넷 개수는 5개였다. 낙제였다. 게다가 심리적으로도 너무 예민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박경완 감독대행이 따끔하게 한 마디를 해야 할 정도였다. 

포크볼을 장착한 이후 경기력이 다소 좋아지기는 했지만 SK의 눈에 차지는 않았다. 좋았을 때의 모습을 계속해서 이어 가고 볼넷 개수를 줄이고, 또 성격까지 개선의 여지가 있어야 재계약이 될까 말까였다. 그러지 못했으니 재계약 불가 판정은 어쩌면 당연했다. 정은 들었는데 미운 정이 많았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핀토 또한 이런 분위기를 직감하고 있었을 법하다. 

핀토는 역대 외국인 투수 중 규정이닝을 채우고도 6점대(6.17)로 시즌을 마친 첫 선수가 됐다. 나름 불명예다. 하지만 162이닝을 던져준 것은 그래도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그 162이닝을 좋은 성적으로 던졌다면 더 큰 공헌이었겠지만, 그래도 부상 없이 계속 경기에 나가며 이닝은 꾸준하게 먹어줬다. 만약 핀토마저 부상을 당하거나 뭔가에 문제가 생겨 출전하지 못했다면 올해 SK 국내 투수들의 어깨는 피로도가 가중됐을 것이 분명했다.

올해 SK는 닉 킹엄과 리카르도 핀토라는 새 외국인 투수 모두가 부상 빛 부진으로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킹엄은 부상 이슈를 다소 간과했다. 예전 부상 경력을 조금 더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을 법하다. 핀토는 보장 금액은 55만 달러로 비싼 선수가 아니었다. 결국 투자를 해야 한다는 명제로 이어진다. 향후 SK의 외국인 스카우트 방향에 반면교사가 되어야 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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