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균.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 내야수 김태균이 은퇴 소감을 밝혔다.

김태균은 21일 구단을 통해 은퇴를 발표했다. 김태균은 북일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1년 한화이글스에 입단해 신인왕에 오른 뒤, 2010~2011시즌(일본 진출)을 제외하고는 한화에서만 활약한 간판 프랜차이즈 스타다.

통산 2009경기에 출전해 2209안타로 역대 최다안타 3위, 3557루타로 역대 최다루타 4위, 통산 출루율 0.421로 역대 2위, 통산 타율 0.320으로 역대 5위, 홈런 311개로 역대 공동 11위 등 다양한 족적을 남겼다. 김태균은 다음 시즌 단장 보좌 어드바이저를 맡는다.

22일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김태균은 정민철 단장, 최원호 감독대행, 주장 이용규에게 꽃다발을 받았다. 김태균은 자리에 앉아 "안녕하십니까. 한화 이글스 김태균입니다"를 말하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김태균은 5분 정도 감정을 추스른 뒤 "먼저 20년 동안 나를 사랑해주고 아껴주셨던 한화 이글스 팬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했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워낙 감사드릴 분이 많다"며 "구단주 김승연 회장, 역대 사장, 감독님들, 함께 땀흘리고 모든 것을 함께 한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태균은 "나는 충청도 천안 출신이기 때문에 항상 한화 야구를 보면서 운동을 열심히 해왔고, 한화에 입단해서 잘하고 싶은 목표와 꿈을 가지고 자라왔다. 꿈을 이루게 된 팀이 한화고, 한화 이글스 선수여서 너무 행복했다. 언제나 한화 이글스는 나의 자존심이었고 자부심이었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된 것도 영광이었고 이제 이글스 유니폼을 벗는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좀 착잡하다. 언제나 시즌 시작하기 전 팬들에게 '열심히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인터뷰를 하면서 희망을 드렸는데 그 약속을 한 번도 지키지 못했다. 정말 팬들에게 죄송하다. 남은 인생에서도 편생의 한으로 남을 것 같다"며 다시 눈물을 흘렸다.

김태균은 "좋은 후배들이 내 한을 풀어줬으면 좋겠다.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많이 보이니까 우리 팀도 멀지 않아 강팀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그런 선수들을 보면서 더 좋은 기회를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서, 내가 이루지 못했던 우승이라는 꿈을 이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 김태균. ⓒ한희재 기자

김태균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아웃되는 걸 굉장히 싫어했다. 아웃되는 것도 싫고 삼진당하는 것도 싫어서, 어떻게 해서든 배트에 공을 맞히려고 했다. 타율도 좋고 정확성도 좋고 홈런도 잘 치고 안타도 잘 쳐서 투수들이 상대하기 꺼려하는 타자가 되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타자의 기준에 맞춰서 지금까지 해왔기 때문에 개인 성적, 타격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고 자신의 야구 인생을 돌아봤다.

이어 "초등학교 2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서 야구만 바라보고 지금까지 살았다. 못해본 것, 해보고 싶은 것도 많다. 한화가 좋은 팀으로 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싶다. 주위에 선배들, 좋으신 분들께 내가 뭘 배워야 하는지 조언을 구하려고 한다. 단장 보좌에 대해서는 구단이 팀을 이끌어가는 데 나도 같이 조언하고 조율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되지 않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고 새 인생에 대해 계획을 밝혔다.

영구 결번에 대해서는 "구단 관계자분들이 결정하시는 것이니까. 어떤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 나보다 더 훌륭한 선수들도 많고, 훌륭한 선수가 할 수 있는 영광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한 번 더 생각을 하고 구단과도 상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은퇴 경기를 거절한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게도 구단에서 제의를 해주셨다. 나에게 개인적으로 소중하지만 나보다 더 간절한 선수들의 기회를 뺏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많이 생각해서 결정했기 때문에 번복할 생각은 없다. 내가 하려던 한 타석에 다른 선수가 나가서 내년에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길 바란다"고 답했다.

김태균은 마지막으로 "어떻게로든 기억해주면 좋을 것 같다. 나의 강점인 '김별명'이 있으니까. 어떤 식이든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으면 좋을 것 같다. 예전에는 못 느꼈지만 지금은 팬들의 기억에서 잊혀질 것 같다는 것이 아쉽다"고 팬들에게 오래 오래 기억되기를 바랐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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