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국내 선수 유일의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문승원은 이제 토종 최고 타이틀을 향해 뛴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라는 팀은 최하위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은 시즌 끝까지 동기부여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문승원(31·SK)도 마찬가지다. ‘토종 최고 선발’이라는 고지까지 더 힘을 내야 한다.

올 시즌 KBO리그 마운드는 외국인 초강세로 정리된다. 그간 외국인 투수들의 틈바구니에서 국내파의 자존심을 살렸던 몇몇 선수들이 리그를 떠나거나 올 시즌 부진에 시달리며 이런 현상이 더 도드라졌다. 실제 올 시즌 리그 평균자책점 순위에서 상위 10명 중 9명이 외국인 투수다. 딱 한 명이 국내 투수인데 바로 문승원이 주인공이다.

문승원은 시즌 24경기에서 138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하고 있다. 승운(5승8패)이 따르지 않은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투수 개인적인 지표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1.25의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안정감이 있고, 이닝 소화에서도 국내 선수 1위를 기록 중이다.

사실 올해 국내 최고 투수의 영예는 구창모(NC)가 차지하는 듯했다. 시즌 13경기에서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55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외국인 선수들과도 당당히 경쟁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결장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이 대열에서는 탈락하게 됐다. 시즌 막판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규정이닝과 한참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즉, 문승원이 조금 더 분발한다면 ‘토종 최고 선발’의 영예를 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성적상 페이스가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그래도 5~6이닝을 꾸준히 잡아주며 분투하고 있다. 29일 창원 NC전에서도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평균자책점을 조금 더 끌어내렸다. 현재 문승원에 이은 국내 선수 평균자책점 2위는 박세웅(롯데)으로 4.24, 3위는 양현종(KIA)으로 4.46이다. 아직은 조금 거리가 있다. 지금 성적만 유지해도 훈장이 따라올 가능성이 크다.

문승원 개인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하는 시즌이었다. 원래부터 구위는 좋았던 선수고, 스스로 “심리적인 측면에서 조금 더 나아진 것 같다”고 말한다. 한 번 ‘최고’가 되어본 경험은 선수 경력 내내 자신감으로 작용할 것이고, 그런 기회는 쉽지 찾아오지 않는다. 토종 에이스급으로 성장한 문승원이 힘을 내 시즌을 완주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문승원에게 떨어진 시즌 마지막 미션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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