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손아섭이 29일 잠실 LG전에서 2회초 1타점 우전 2루타를 때려내고 있다. ⓒ잠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32)은 최근 평생토록 잊지 못할 실수를 저질렀다.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2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10회말. 선두타자 최원준의 평범한 타구를 포착하지 못했고, 공은 손아섭과 한참 떨어진 곳으로 향했다.

결국 최원준은 이를 틈타 3루까지 도달했고, 김태진의 끝내기 안타로 손아섭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이틀 뒤인 29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만난 롯데 허문회 감독은 손아섭과 관련된 질문을 피해갈 수 없었다. 갈 길 바쁜 7위 롯데로선 이날 패배가 뼈아팠기 때문이다. 그러나 허 감독은 “이미 끝난 경기를 되물을 필요는 없다. 손아섭과도 아무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어떠한 아쉬움의 메시지도 남기지 않았다.

이렇게 시작된 이날 경기에서 손아섭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1회초 결승 2점포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고 8-5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손아섭 역시 이틀 전 상황과 관련된 질문을 피해가지 못했다. 손아섭은 “당시 수비 전까지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그런데 연장 즈음 내야 주위로 그림자가 지면서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라. 그래서 선글라스를 벗었는데 공이 햇빛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프로로서, 베테랑으로서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부분을 반성한다. 매 경기가 중요한 상황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다음에는 몸으로 막아내서라도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자책했다.

▲ 롯데 손아섭이 29일 잠실 LG전 직후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 고봉준 기자
손아섭은 롯데는 물론 KBO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타자다. 2007년 데뷔 후 지금까지 1530경기를 뛰며 통산 1866안타를 때려냈다. 2010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00안타 이상을 기록한 덕분이다. 그러면서 0.324라는 높은 통산 타율까지 보유하고 있다. ‘타격의 전설’ 고(故) 장효조의 통산 타율이 0.331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기록이다.

그러나 손아섭은 “모두가 간절하게 뛰고 있는 시점에서 베테랑으로서 본분을 다하지 못했다”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14년차 베테랑의 자기 반성이었다.

7위 롯데는 현재 벼랑 끝에서 가을야구행 티켓을 노리고 있다. 6위 KIA와는 3게임, 5위 두산 베어스와는 4게임 차이다.

손아섭은 “올 시즌 상위권 팀들과는 5할대 승률로 선전했다. 그런데 하위권 팀들과도 비슷한 승률을 기록했다”고 아쉬워한 뒤 “상위권 팀들과 경기가 많이 남았다. 일단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하겠다. 다만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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