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기. 제공ㅣ나무엑터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이준기가 부지런히 쌓아온 연기내공을 '악의 꽃'으로 피워냈다. 3%대에서 5%대로 시청률을 끌어올리기까지, 오로지 작품의 완성도와 입소문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더불어 이미 다수의 대표작들이 있는 이준기를 '이제서야 알게 됐다'는 반응이 쏟아질 정도였다.

이준기는 지난 23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에서 금속공예가 백희성과 연쇄살인마의 아들 도현수, 두 인물을 오가며 섬세함이 돋보이는 열연을 펼쳤다. 사이코패스이면서도 감정의 극단을 오가는 신을 특유의 세밀한 연기력으로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이준기는 종영 직후 진행된 스포티비뉴스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감독님을 비롯한 스태프 분들 모두 작품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그랬기에 시청률과 상관없이 현장은 항상 열정이 넘쳤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수치로 평가받는 시대가 지났다고는 해도 시청률이 생각만큼은 나오지 않아 조금은 아쉬웠다"며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나 오프라인상에서나 너무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인생 드라마가 되어가고 있다는 걸 알았기에 더욱 최선을 다했다"고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 이준기. 제공ㅣ나무엑터스

그는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이 상승할 수 있었던 건 모든 스태프, 배우 분들이 좋은 극본의 흐름에 맞춰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었기에 가능했던 거 같다. 작품의 감동이 고스란히 시청자분들에게 전해졌고, 설득시킬 수 있었죠. 진심으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저희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해주며 사랑해주신 '악의 꽃' 매니아 분들의 힘이 너무나 컸다"고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촘촘한 전개 속 상황이 급변하는 만큼 두 인물을 오가면서 아내도 속여야하는 이준기의 배역은 초고난도의 연기력과 감정선 유지가 필요했다.

이준기는 급변하는 톤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로 감독님의 꼼꼼한 완급조절과 밸런스를 언급했다. 이어 "제가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리허설을 통해 지난 씬들을 복기해보고 어떠한 감정적 흐름과 고저가 설득력이 있을지 배우들과 함께 고민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문채원 씨 덕분에 좀더 다양한 리액션들을 그려볼 수 있던 거 같아 참 고맙다"고 밝혔다.

이어 "멋진 앙상블을 만들어준 배우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후반부에서 보여진 감정의 폭발력이 시너지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저는 모니터를 안하는 대신 시청자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노력했다. 도현수가 느끼는 감정의 변주들이 어떻게 하면 더 아프고 애틋하게 전달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런 감정들이 허무맹랑하지 않고 설득력을 가질 수 있도록 신경 썼다. 그렇게 하나하나 고민하며 만들어 가본 거 같다. 물론 정말 쉽진 않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 이준기. 제공ㅣ나무엑터스

끝으로 이준기는 오랜 기간 톱스타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작품 선택이나 다음 행보에 대한 고민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답했다. 그는 "실제로 지난 한 해 동안 쉬면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고 운을 떼며 "작품 선정에 신중을 가하기도 했고, 연기를 할 때 내 안에 있는 이준기가 복제될 것이 많이 두려웠다. 그러다 보니 한 해가 훌쩍 지나갔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결과적으로 '악의 꽃'이라는 새로운 작품을 만난 후 제가 내린 결론은 이제는 필요 이상의 고민은 하지말자는 거다. 한번 현장을 떠나 있다보니 좋은 것보다는 걱정이 많이 들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준기는 "그리고 이번 작품을 통해 저를 처음 아시게 된 분들이 ‘이런 배우가 있었다는 것을 이제 알아 미안합니다’라는 댓글을 남겨주신 걸 봤는데 이런 반응들도 참 너무 행복하더라"라며 "나이가 들어도, 오래오래 연기해도 계속 궁금한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그 궁금증의 바탕에는 믿음이 있는 배우여야 한다. 그렇게 뚜벅뚜벅 성실하게 배우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악의 꽃'은 사랑마저 연기한 남자 희성(이준기)과 그의 실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아내 지원(문채원)이 외면하고 싶은 진실 앞에서 벌이는 고밀도 감성 추적극이다. 첫 방송 시청률 3.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출발해 입소문을 타고 최종회에서 5.7%를 기록하며 호평 속 종영했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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