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투수 박상원.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야구선수, 특히 투수들은 시즌 중 변화에 민감하다.

특히 한 경기 한 경기가 피말리는 1군에서 계속 경기에 나가야 하는 선수들은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장담할 수 없기에 무언가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화 이글스 투수 박상원(26)은 올 시즌 도중 두 가지를 바꿨다.

박상원은 올 시즌 48경기에 나와 1승 9홀드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 중이다. 전반기 32경기에서 7홀드 평균자책점 5.64의 성적을 남기고 7월 28일 말소됐다가 지난달 17일 복귀한 박상원은 후반기 16경기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1.65로 확 달라졌다.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최근 박상원의 변화에 대해 "원래 주자가 없을 때도 투구폼이 세트포지션이었는데 2군에서 와인드업으로 바꾸고 왔다. 밸런스를 좋게 만들려고 시도한 것이 잘 맞고 있다. 시즌 중에 바꾸는 게 쉽지 않지만 안 좋을 때는 바꿔보는 것도 좋다. 박상원이 좋은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22일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만난 박상원은 "시즌 중에 와인드업을 바꿔볼까 했는데 1군은 매일 경기를 해야 해 투구폼을 바꾸는 게 쉽지 않았다. 2군에 내려갔을 때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잘던질 때와 못던질 때를 비교해봤다. 2017년까지는 주자 없을 때 와인드업으로 던졌기 때문에 그때 생각하면서 힘 있는 공을 던져보자고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박상원이 2군에 내려간 사이 한화는 강재민, 윤대경 등 새로운 얼굴들이 필승조로 자리잡았다. 박상원은 "윤대경, 김종수가 나랑 동갑인데 연차로 보면 나보다 선배다. 나는 대졸이라 그들보다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더 정신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년 1군 투수 엔트리가 바뀌는데 언젠가 그게 내가 될 수도 있다"며 그동안 느낀 '위기의식'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박상원이 바꾼 것은 투구폼만이 아니다. 지난 5월 상대 감독들에게 투구 시 내는 기합 소리에 항의를 받은 뒤로 소리를 줄이려 노력 중이다. 박상원은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중요한 상황에서 힘을 쓰면서 내는 소리고 데뷔 때부터 계속 하다 보니 쉽게 바뀌지 않더라. 하지만 계속 고치려고 하고 있다. 와인드업으로 바꾸면서 덜 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상원은 "빨리 바뀌지 않아서 스트레스가 되더라. 하지만 그런 이슈에 흔들린 건 프로로서 아직 미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슈를 만들어 팀 코칭스태프, 동료들에게도 죄송했다. 다른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 것은 절대 아니다. 계속 고치려고 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2017년 한화에 입단한 박상원은 입단 2년만에 팀 필승조로 자리잡았지만 아직도 발전할 일이 많고 많은 4년차 투수다. 좌충우돌 장애물을 넘고 기회를 잡으며 성장하고 있는 박상원은 "위기를 이겨내고 나면 좀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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