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활약했던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왼쪽)과 밀워키 조쉬 린드블럼이 15일(한국시간) 밀러파크에서 열린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던 좌완 에이스와 우완 외국인투수가 메이저리그라는 더 넓은 무대에서 만났다. 팽팽한 투수전 속에서 판정승은 메이저리그 새내기가 가져갔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조쉬 린드블럼(33·밀워키 브루어스)이 KBO리그가 아닌 메이저리그에서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활약하던 둘은 15일(한국시간) 밀러파크에서 열린 통산 6번째 맞대결을 통해 달라진 위상을 스스로 입증했다.

모두가 빛난 하루였다. 신장 경색을 이겨내고 돌아온 김광현과 최근 부진했던 린드블럼은 각각 7이닝과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팽팽하게 맞섰다.

이날 경기는 KBO리그에서 활약하던 김광현과 린드블럼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먼저 김광현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대표적인 좌완 에이스. 2007년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통산 133승 76패를 쌓은 뒤 올 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와 2년 계약을 맺고 둥지를 옮겼다.

2011년부터 LA 다저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텍사스 레인저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에서 뛰다가 한국행을 택한 린드블럼 역시 지난 5년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외국인투수였다. 2015~2016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28승 28패를 기록하고 이름을 알린 뒤 2018년 두산 베어스로 이적해 15승 4패로 자기 몫을 다하고 정규시즌 1위를 이끌었고, 지난해 20승 3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내면서 통합우승을 견인한 뒤 올 시즌 메이저리그로 유턴했다.

▲ SK 시절의 김광현(왼쪽)과 두산 시절의 조쉬 린드블럼. ⓒ한희재, 곽혜미 기자
이처럼 소속팀 에이스로 군림한 둘은 마운드 맞대결에서도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벌였다. 린드블럼이 롯데 시절 먼저 2승을 챙겼지만, 두산 이적 후에는 김광현에게 2승을 내줬다. 역대 5차례 전적은 린드블럼이 2승 3패 평균자책점 5.57, 김광현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38로 김광현이 판정승을 거뒀다.

통산 6번째 맞대결로 펼쳐진 이날 경기에선 김광현과 린드블럼의 존재감이 함께 빛났다. 최근 신장 경색이 발병해 선발 로테이션을 걸렀던 김광현은 7이닝 3안타 3볼넷 6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최고시속 148㎞의 직구와 커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던져 효과를 봤다. 또,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7이닝 투구 그리고 최근 24이닝 연속 무자책점 역투를 앞세워 평균자책점도 0.64로 끌어내렸다.

린드블럼의 투구도 인상적이었다. 5이닝 3안타 6삼진 무실점으로 김광현에게 전혀 뒤지지 않았다. 최고시속 145㎞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터, 커브로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을 요리했다. 5회까지 투구수는 77개였지만, 밀워키 크렉 카운셀 감독은 이른 교체를 결정하면서 6회를 앞두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린드블럼이 먼저 내려간 이날 승부는 세인트루이스가 8회 승부치기에서 토미 애드먼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뽑으면서 김광현의 승리로 향해갔다. 그러나 밀워키가 이어진 공격에서 라이언 브론의 1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든 뒤 케스톤 히우라의 끝내기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밀워키의 2-1 승리로 끝났다.

비록 둘 모두 승리와 연은 맺지 못했지만, KBO리그를 빛냈던 투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상적인 맞대결을 펼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경기였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